개인적으로 인생사에서 굵직굵직하다고 평가받을 만한 일을 처리하느라 참 바빴다. 바빠서 이 블로그는 내팽개쳐지고, 급기야 티스토리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기억 못 하는 지경까지 왔다.
요즘의 근황은, 학교-집-학교-집을 오가면서 연구와 가정생활 외에는 아무 곳에도 관심두지 않고 사는, 철저한 오타쿠형 라이프를 살고 있는 중이다.
업데이트를 좀 더 해보자면, 감사하게도 박사과정에 입학하게 되었고, 이제서야 공부다운 공부를 하는 기분이다. 석사 때 뭐 아는 것이 없어서 밑빠진 독에 물을 한 2년정도 내리 붓다가, 이제는 독에 물이 조~~금 고이는 것 같다. 연구하고 싶은 것들은 너무 많고, 나는 너무 미약해서 갈 길은 아직 멀었지만, 지금 나에게 주어진 insight들과 상황들을 놓치지 않고 붙잡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다행인 것은 공부가 재미있다. 아직 실력이 일천해서 내 머리속에서 이해된 것들을 글로 끄집어 내기가 영 어렵지만, 하나하나 분절되게 이해되었던 개념들이 어느 순간 하나의 맥락으로 보여질 때 정말 너무 기쁘다. 앞으로 약 4년쯤 더 독에 물을 붓다 보면, 그래도 남들 지나갈 때 물 한 컵 떠서 건네 줄 수 있는 지식은 가지고 있겠지. (..?ㅎㅎ)
10년 뒤 쯤 지금 내 생활을 회상하면서 '다시는 그렇게 빡세게 살 수 없을 것 같다'라고 기억될 만큼 열심히, 충실히 지금의 삶을 살아내고 싶다.
새벽 1시의 연구실은 항상 감성이 터지게 만드는군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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