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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사회문화비자 연장하기

2015. 5. 15. 12:22 | Posted by 기뉴등장

6년 전 이 곳에서 공부할 때는 학생비자로 1년짜리 KITAS를 받아 살았기 때문에 이민국에 갈 일이 많지 않았다. 그러나, 사회문화비자(Socio-cultural visa, 혹은 visa sosial budaya)로 이곳에 체류하고 있는 지금은 사정이 사뭇 달라졌다. 

일단 사회문화비자는 입국한 후 2달이 지나면 총 네 번의 연장을 거쳐 최대 6개월까지 체류가 가능하다. 비자를 받는 기간까지 고려해서 비자 만료일 3-4일 전쯤에 연장절차를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래서 결국에는 180일을 풀로 있기는 어렵다고 한다. 

Anyway! 이 곳에 온 지 어느덧 2달이 되어 이민국에 방문할 때가 됐다. 역시나.. 쉽게 흘러가는 법은 없어 수도 없는 에피소드를 남긴 이민국 방문. (무려 3번이 더 남았다. HㅏAㅏ...) 


1. 첫 번째 방문

오피스에서 마련해 준 서류를 들고 오직 일찍 도착해야겠다는 일념 하에 7시까지 이미그라시(이민국)으로 갔다. 이미그라시 업무 시작 시간이 8시인데 이미 이미그라시 앞은 엄청나게 붐비고 있었다. 다행이 외국인들이 비자 연장하는 줄이 아닌, 여권을 만들기 위한 인도네시아 사람들 때문이란다. 오바해서 너무 일찍 온 탓에 할 일도 없고, 배는 고파 근처 와룽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면 그렇지, 누가 이 시간에 와룽을 열겠나. 우리나라 노점상인 Kaki lima밖에는 없는데, 이 곳 자카르타에서는 까끼 리마에서 뭘 먹는다는 게 상상이 안 된다... 배 아플 것 같아.. 

5분여를 걷자 이곳의 편의점인 indomaret이 보인다. 솔직히 패스트푸드점이라도 있으면 좋겠다 싶었지만 이게 어디냐. 기쁜 마음에 들어가 빵과 우유를 먹으면서 창 밖을 내다보니 아뿔싸........... KFC가 있다. 왠지모를 야속한 마음.ㅋㅋ

아무튼 급히 식사를 마치고 8시까지 이미그라시로 다시 향했다. 번호표를 받고, 차례가 되어 가지고 온 서류를 내밀자.... 아뿔싸! 우리가 가져온 서류는 사회문화비자용이 아니라는 것이다.. OTL.....우리는 Izin Tinggal Kunjungan 을 연장해달라는 제목의 서류가 필요한데, 다른 제목으로 문서가 작성되어 있어서 접수를 할 수가 없단다... 뭐 어쩌겠나 못 한다는데. 그러면서 친절하게도 draft를 제공해준다. 




이렇게 두 장을 작성하고 보증인의 신분증을 복사하여 오면 된단다. 우리(솔직히 행정부서의!) 무지함에 허탈해하며 출근길에 올랐던 첫 방문이 끝났다.


2. 두 번 째 방문

이미그라시가 준 샘플에 기초해서 서류를 다 마련한 후, 다시 이미그라시로 향했다. 룸메이트나 나나 아무 생각없이 짧은 바지를 챙겨 입었다. 나는 오늘은 정말 회사를 못 가겠지 싶어 쪼리까지 신었다. 그.런.데.... 택시에서 내려 이미그라시 오피스에 들어가려는 찰나!!!! 아저씨가 막아선다. 죄목은 복장불량 -_-;; 오피스에 올 때 반바지는 물론이고 슬리퍼도 안 된다며 배너를 가리킨다. (저걸 누가 보냐고!!!!!!!!!) 

반바지를 입고 온 나와 룸메는 졸지에 이미그라시 문 앞에서 발만 동동거리게 되었다. 8시도 안 된 시간에 문을 연 옷가게가 있을리 만무. 그렇다고 다시 집에 갔다오자니 그건 더 끔찍하다. 일단 옷을 '제대로'입고 온 두 친구가 우리의 서류를 대신 가지고 올라갔지만, 인니어를 못하는 두 사람을 올려보낸 것이 영 마뜩찮다.항상 그렇듯 인도네시아말을 쓰면 '어디서 공부했냐, 얼마나 공부했냐, 여기 온 지 오래됐냐' 등등 각종 질문폭탄이 이어지는데, 역시 이미그라시 사람들과도 그런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청소부 아주머니께서 다가오시며 여분의 바지가 있어서 빌려줄 수 있다는 것! 이게 왠 희소식이냐! 다행이도 두 개나 있다기에 바지를 받아들고보니.. 웃음이 절로 난다. 90년대 말 아주 즐겨 입고 다녔던 비닐 '츄리닝'이었던 것. 



이 우스꽝스러운 복장으로 가지고 온 서류와 함께 'Formulir Perpanjangan atau Konversi Izian Kunjungan'이라는 서류를 작성하여 제출만 하는 것으로 업무는 끝이 났다. 그저 서류를 '제출'만 하려고 반나절을 오롯이 써야 하는 것이다!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시스템이 아닐 수 없다. 바지를 빌려준 것이 고마워 구석에 있는 작은 매점에서 망고주스를 다섯 개나 사서 내려가 고맙다고 아주머니께 하나를 건네는 순간... 바지를 빌린 값을 내야 한단다. 내가 미쳤지.. 그게 왜 호의라고 생각했을까? 얼마냐고 물으니 두 개 빌렸으니 5만 루피아를 달란다. 돈이 없다고 하니 그럼 있는 만큼 달란다. 자기는 괜찮은데 경비 아저씨들이 돈을 안 받으면 화를 낸다고 한다. 

왠지 달라는 대로 주기는 싫어 일단 갈아입고 만나자고 아주머니를 탈의실에서 내보내고 지갑에 있는 돈을 삼만 루피아만 남기고 다 빼서 급하게 가방에 쑤셔 넣었다. 옷을 갈아입고 나가 지갑을 쫙~ 펼치며 다 가져가라고 하니 삼만루피아를 집으며 '더 없니?'하고 묻는다. 동전지갑을 열어보이며 '이거라도 가져갈래?'하니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는 듯 그냥 가란다. 지칠 대로 지친 두 번째 방문은 이렇게 끝이 났다.


3. 세 번 째 방문

오늘만큼은 비자를 받을 수 있겠지! 교회 동생에게 물어보니 자기는 두 번만에 끝났다기에 마지막 방문이 되기를 기대하며 이미그라시에 도착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카운터로 가 여권번호를 불러주니 Payment를 할 수 있는 번호표를 발급해 준다. 제일 오른쪽에 있는 카운터로 가 한 사람당 355,000 루피아씩 지불하고 하얀색 영수증을 받아 다시 카운터로 갔다. 이제는 사진을 찍어야 해서 '사진Foto' 용 번호표를 뽑아야 했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아 사진찍는 곳으로 들어가 앉으니 직원이 한국말로 '지문, 약지, 새끼, 검지, 끝!' 이런 말들을 한다. (ㅎㅎㅎ 뭔가 웃김.) 사진을 다 찍고 양 손의 지문을 다 찍고 서명까지 한 후 다시 서류를 제출하니.... 비자픽업을 내일 오란다. -_-;;; 하아. 언제끝나냐 이 지긋지긋한 비자연장은!!!!!


4. 네 번 째 방문

가자마자 번호표를 뽑을 필요 없이 연장료를 내고 받았던 영수증을 그냥 Loket 7에 제출하면 내 여권을 돌려준다. 그러면 복사실에 가서 1000루피아를 내고 연장받은 페이지를 복사하여 제출하면 진짜 끝!!!!!!!!!!!


덧붙여+ 방문 시 제출해야 했던 서류들을 정리해 보았다. 

1. Kementerian Sekeretariat Negara에서 발급한 문서 (내가 UENSCO에서 일한다는 것을 인도네시아 정부가 인정했다는 레터임)

2. Permohonan Perpanjangan Izin Tinggal Terbatas (위에 올려놓은 Sample document임. 연장신청서)

3. Surat Permintaan dan Jaminan (스폰서쉽 레터. 역시 sample document에 서식 나와있음.)

4. 스폰서의 신분증 사본 (우리의 경우 Admin staff가 스폰서가 되어주곤 한다)

5. Note verbal 

6. Contract & ToR

7. 내 여권 사본 (첫장 + 재연장할 때는 이전에 연장이 완료되었다는 도장이 있는 페이지까지 함께 복사) 

8. Return flight ticket 


정리하면, 한 번 연장할 때 총 세 번의 방문이 필요하다. 교통비 및 이런 저런 것을 생각하면.. 브로커에게 맡기는 것이 훨씬 수월할수도 있겠다. (데뽁 지역 학생들에게 물어보니 90만 루피아 정도 받는다고 한다) 나는 앞으로 9번 더 가야된다..... 하.. 싫다. 

[두 달째의 후기]

1. 인터뷰

 

비자 어플리케이션을 내고 다음 , 비자 페이먼트를 하러 다시 이민국에 갔다. UNESCO 소속인 우리들은 페이먼트를 있게 서류가 갖춰져 있었는데 함께 갔던 UNORCID 인턴 동생은 5층으로 인터뷰를 보라고 한다. ?

 

분명히 공무원들이 영어를 허접하게 같아 따라 올라가 비자인터뷰에 동행하게 되었다. 들어가자 경찰서에서 조서 꾸미듯 사실관계에 대한 것들을 물어본다. 아무래도 UNORCID 알려지지 않은 신생 기관이다 보니 그런가보다. 친구가 대학원생이라는 , 아무 월급도 받지 않는다는 , 한국 환경부가 스폰서라는 , 여기서 하고 있는 일들을 설명했다. 그런데 조서를 꾸미는 과정에서 뭔가 유도심문 당하는 느낌이랄까? 내가 말을 마디라도 잘못하면 바로 물고 늘어지는 느낌을 받았고, 말하기에 따라 '' 다르고 '' 다른 만큼 애매모호함을 자기쪽으로 유리하게 만들고자 하는 시도들이 엿보였다.

 

예를 들자면, 'Anda dapat fasilitas dari kantor?(사무실에서 제공하는 facility 있습니까?) 질문. 질문을 곧이곧대로 해석하자면, 우리가 기관에서 제공받는 노트북, 책상 'facility'라고 생각할 있는 것들을 제공받으니 충분히 'yes'라고 답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다시 한번 의미를 물어보니 (maksudnya, pak?) 역시나 '월급gaji' 의미했다. 마디 잘못 했다간 바로 호갱되는거다.

 

그리고 계약 이름 문제. 계속 '근로계약kontrak kerja' 했다고 말하길래 거듭해서 '인턴계약kontrak magang'이라고 강조해 결국 조서에 인턴계약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도록 만들었다. (이건 국가간 협상도 아니고.)

 

아무튼 이렇게 인터뷰를 끝내고 내려오니 5층에 있는 서류가 3층에 아직 내려왔다는 이유로 내일 다시 오란다.... ㅋㅋㅋㅋ 그리고 다음날 갔더니 다시 내려왔다고 다음주에 다시 오란다.... ㅋㅋㅋㅋㅋㅋㅋ (돈달라는 거지 )

 

2. 영수증 제출

 

3번으로 끝나나 싶었던 이민국 방문이 이번에도 4번이 같다 허허... 이유인즉슨, 2번째 방문에서 payment 완료하면 장의 영수증 (분홍색, 하얀색) 프린트 해서 주는데, 분홍색을 제출하고 갔었어야 하는 .. ㅠㅠㅠㅠ (우리는 페이먼트가 끝나고 신난다고 분홍색 슬립 제출을 잊은 점심을 먹으러 갔었더랬다.)

 

결국 여권 pick up 위해 갔던 번째 방문에서 분홍색 영수증을 제출하고 다시 돌아왔다. 하아- 다음주에 보자 이민국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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