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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실에 전기장판까지 마련해 놓고 밤낮없이 학교에서 살고 있는 요즈음의 생활패턴에 대해 곰곰히 생각하던 끝에, '이건 아니다'라는 결론이 났다. 그래서, 이제부터 자정에 정확하게 취침하고 6시에 딱 일어나서 기숙사 교회 새벽기도 갔다가 운동도 갔다가 하루를 시작하겠다는 마음을 먹고 실천에 옮긴 지 1일째이다.(ㅋㅋ)

낙성대에서 타는 02번 마을버스는 항상 만원이다. 낮,밤,주중,주말 할 것 없이 사람들로 꽉 꽉 찬 버스에 올라타는 것에 이제 익숙하다. 그렇지만 새벽 6시에 집에서 나선 오늘은 솔직히 빈 버스를 기대했더랬다. 그런데 저 멀리서 정류장을 향해 좌회전을 하는 버스의 실루엣이 심상찮다. 벌써 사람들로 꽉 차 있었다. 맙소사. '누가 이 시간에 학교에 가는거야?' 라고 생각하며 버스에 오른 순간 나는 몸둘 바를 모르겠었다. 아니 솔직히 당황했다. 

그곳에는 한 눈에 봐도 환경미화원 아저씨들과 식당에서 일하실 것 같은 아주머니들이 자리를 꽉 꽉 채워서 앉아계셨던 것이다. 우리가 일상을 미처 시작하기도 전에, 그들은 집에서 부랴부랴 나와 이 신새벽에 관악 02번에 몸을 싣지 않으면 안되는 삶을 살아가고 계신 것이다. 

어쩌면 각자가 사회에서 맡은 몫이 있고 그것을 수행하는 것 뿐일지도 모르겠지만, 나에게는 내가 모르는 이들의 삶을 발판삼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짙게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나를 섬겨주시는 저 분들이 없다면? 

오늘도 나는 그분들의 삶의 무게를 내 어깨에 얹고 공부를 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한다. 어두운 곳에 켜진 밝은 등불을 그릇으로 덮지 않듯이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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