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가 잘 되어있는 친구들이 와줘서 비교적 수월했지만, 챙겨야 할 인원이 많다 보니 이래저래 힘겨운 일 년이 지나갔습니다.
여기저기서 면접이 어려웠다고 곡소리가 나는데, 학생들이 보고 온 결과를 들어보면 감히 손도 못 댈 수준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교과서에 충실하고, 다양한 유형의 문제를 풀고자 노력했던 친구들이 그에 맞는 결과를 얻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번 시험을 보고, 제가 느끼는 바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이번 시험의 난이도는 '중상' 정도로, 수학에서 아주 조금 난이도 상승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늘 말씀드리지만, 국악중 입시 문제는 '탄탄한 기본기'가 핵심입니다.
교과서와 각 문제집의 '기본서' 수준에서 다루는 유형과 내용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수학에서 학생들이 까다롭다고 느낄 수 있는 문제가 있긴 했지만, 꼬인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 영어 주관식 문제가 사라졌습니다.
한동안 주관식 문제가 나오다가, 다시 없어졌습니다.
순서배열 대신 대화의 맥락을 이해하고 적절한 표현을 사용할 수 있는지 파악하는 문제가 등장했습니다.
시험이 끝나고 달려와 열심히 복기해 준 입시생들에게 큰 감사를 전하며, 제가 준비한 연습문제 중 실제 시험과 유형이 비슷했던 문제들을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국어 - 1, 2, 6, 극본 단원이 출제되었습니다. 그동안 거의 등장하지 않던 이야기 단원과 연극 단원이 등장했습니다. 언제고 한 번은 나올 것 같아 주시하고 있었는데, 빈출유형인 속담(5단원) 자료(3단원)가 빠지고 이야기 요약(2단원)과 연극 단원에서 출제되었습니다.
2. 영어 - 주관식 문제가 삭제되고, 빈출유형인 순서배열이 빠지고 알맞은 대화를 선택하는 유형의 문제가 출제되었습니다. 6-1 교과서 내에서 다뤄지는 비교급, 새로운 정보 묻고 답하기, 환경 보호 내용이 담겼습니다.
3. 수학 - 절대적인 난이도는 높지 않았으나, 지난 3년 중 올해 수학문제의 난이도가 가장 높은 것은 맞습니다. 계산이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 문제라 연산 실수가 나올 수 있는 구간이 많았고, 특히 그래프 문제는 해당 유형을 기존에 접한 적이 없다면 상당히 어려웠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다시금 말씀드리지만, 이렇게 문제를 복기하고 저희 출제팀이 공들여 선별 및 제작한 문제를 공개하는 것에 심적 부담이 있습니다.
(우스워 보이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초등교사로 구성된 출제팀의 리뷰에 비용을 지불하며 문제의 질 관리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은 정보라도 필요로 하는 입시생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매 해 책임감을 가지고 올리고 있는데요.
이 블로그를 참고하시는 여러 선생님들이 계시는 것으로 알고 있고, 그 중에는 면접을 지도하시는 분도 계시는 것으로 압니다.
이 문제들을 참고함을 넘어, 본인의 레슨자료로 사용하지 말아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리겠습니다.
국악중학교 입시를 시작하며 막막한 마음만 가득한 학부모님과 학생들에게 이 글이 유용하게 쓰이기를 바라겠습니다. 😊
저에게는 가장 떨리는 발표였는데요, 작년과 비교하여 전형방법에 변화가 없이 진행되는 부분입니다.
작년에 비교적 평이하게 출제를 해 주셔서, 면접 때문에 떨어진 학생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래도 그 와중에 면접이 1지망 전공 선택에는 확실히 영향을 준다는 것을 다시금 느꼈습니다.
항상 강조하지만, 시험범위인 6-2학기 초반까지의 내용을 시중 문제집과 교과서 내 문제들을 통해 꼼꼼히 학습한 친구들은 어려울 것이 없는 시험입니다. 오히려 아주 기초적인 부분 - 분수연산, 소수연산, 영어 스펠 실수 등-에서 구멍이 나 있지는 않은지 체크하시면서 가면 좋겠습니다.
매일 매일 집에서 시간과 진도를 정해 문제집을 꾸준히 풀리시고 부모님께서 그 과정을 옆에서 챙기시면서 도와주신다면, 충분히 준비할 수 있는 수준의 시험입니다. 면접에 관하여 너무 과하게 겁을 먹거나 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시간이 참 빨라서,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아이들을 시험장에 들여보낸 것이 어언 한 달이 되어갑니다.
그동안 아이들은 시험도 잘 보고 나와주었고, 한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1지망 악기에 배정되어 예술가로서의 각자의 여정을 시작하였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부캐'로 두었던 입시 선생님 역할을 '본캐'로 끌어올리며 아이들에게 모든 힘을 다 쏟아본 1년이었습니다.
그리고 Root Makers라는 틀 안에서 온전히 1년을 경험해보며, 좋은 선생님들과의 연합의 범위가 점점 확장되는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생각한 것을 현실로 만들어내며 느끼는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지만, '성공의 경험을 빨리 잊는 것이 Trendy함이다'라는 김난도 교수님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며, 성취에 머무르지 않고 의미있는 일들을 블로깅 해 둠으로써 한시바삐 역사로 흘려보내려 합니다.
1. 보다 넓고 단단하게 - 실전 모의고사
어디에서도 받아주는 곳 없는 성악반 아이들을 위해 '목마른 놈이 판다'는 마음으로 개최했던 실전 모의고사가 기반을 잘 다지게 되었던 해였습니다. 국중 입시생 뿐 아니라, 모의 평가가 필요했던 중3(고입), 고3(대입), 예중 입시생까지 전 학년을 아울러 실전 모의고사를 진행했습니다.
응시하는 친구들의 전공에 맞춰 적절한 피드백을 줄 수 있는 심사진을 구성하고, 시간과 동선을 고려한 최적의 스케쥴링에 최정예 진행요원들의 더할나위없는 퍼포먼스가 얹혀져 매끄러운 모의고사 진행이 가능했습니다.
특히 9월에 개최한 모의고사에는 많은 선생님들께서 아이들을 보내주셔서, 국중 입시생 총 25명의 데이터를 모을 수 있었습니다. 올해 응시 학생 수를 고려하였을 때,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친구들이 응시했다는 것이죠. 학생들이 시험 분위기를 파악하고, 자신의 위치를 가늠해보기에 좋은 기회를 제공하게 되어 감사했습니다.
2. '루메됨'의 가치 - 여름캠프
아이들이 가장 말랑말랑한 초등학생 때 만나, 입시라는 고된 여정을 함께 걸어간다는 것은 참으로 특별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렇게 찐한 1년을 함께 걸었음에도, 입학 후에는 이렇다 할 접점 없이 제자들의 소식을 여기 저기서 들으며 지내곤 했어요. 매 년 입시 사이클이 반복되면서 1년 단위로 제자들이 바뀌다보니, 제자들간의 연대는 꿈도 꿀 수 없었던 상황이기도 했습니다. (실은 저의 역량 부족으로 아이들을 이어야겠다는 생각 조차 못 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Root Makers로 파란노을샘과 함께하며 이 부분이 완벽히 해소되었습니다. 저보다 제자들과 훨씬 더 찐한 연결고리를 가지신 울 파샘께서 루메 1기인 국중 1학년 학생들(가야금, 거문고, 해금 전공)과 입시생들인 루메 2기를 다 불러모아 주셔서, 연습을 위한 여름 캠프를 진행하셨거든요. 게다가 소리하시는 선생님과 함께 조인하여 판소리, 기악, 입시생이 한데 섞여 뜨겁게 연습하는 알찬 여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매일 밤 9시까지는 각자 공부, 청음, 연습에 매진하다가 밤 9시가 되면 넓은 거실에 둘러앉아 하우스 콘서트가 개최되었어요. 하루하루 지날수록 기량이 향상되는 것을 보는 즐거움은 물론이고, 어엿한 청소년 음악인들의 멋진 소리가 깊어져 가는 여름 밤이 너무나 환상적이었습니다.
게다가 그렇게 찐-하게 1주일 정도를 함께한 우리 루메 1기와 2기는 무지 끈끈한 언니 동생이 되었어요. 여전히 단톡방에서 모든 일상을 공유하고, 합격소식을 샘들보다 언니들에게 더 먼저 알려주는(!) 사이가 되었답니다. 이렇게 아이들은 '루메됨'의 가치를 스스로 만들어 가주고 있어요.
3. 모두가 함께 즐거이 - 합격축하파티
그동안 매 해 합격축하파티를 했지만, 이런 저런 사정으로 인해서 가르친 모든 친구들과 축하를 하지는 못했었어요. 올해는 식사 대신 레슨공간을 파티룸처럼 꾸며 '모두 다 와서 같이 놀자' 모드로 축하파티를 진행해 보았습니다.
국중 입시생이라면 모두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책탑 인증샷 코너, 국악기를 모티브로 MZ 감성 듬뿍 넣어 만든 스티커 굿즈, 멋진 성과를 이루어 낸 너희들에게 왕관을 씌워주고 싶은 마음에 준비한 장난감 왕관과 요술봉까지 가득가득 넣어 파티를 준비했어요.
이렇게 다 펼쳐놓고 보니, 올해도 역시 다이나믹한 1년이었다 싶네요.
이 포스팅에 미처 적진 못했지만, 여전히 추석특강, Zoom 수업은 계속되고 있어요.
또 돌아오는 겨울에는 국중 입학 전 warming-up의 일환으로 필요한 과목들을 배우고 들어가는 '겨울특강'도 선보일 예정입니다.
이제 입시는 끝났지만, 이제는 영어 선생님으로 계속 볼 친구들도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언제든 보고플 때 휘리릭 만날 수 있는 지근거리에 있게 되어 다행이라는 마음이 듭니다.
올해도 너희들의 노력에 빚을 지는구나. 너희들을 만난 건 나에게 큰 축복이야. 너희들의 행보를 언제나 응원한다!
매 해 입시 요강은 비슷하지만, 입시의 결은 어쩜 그리 다른지 매 해 새로운 입시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올해도 여전히 서면으로 보는 지필고사에, 15분이라는 시간이 주어진지라 많은 분들이 난이도가 높아지진 않을까 걱정하셨던 것 같아요.
시험을 보고 온 아이들의 평은 '수월하게 문제를 풀었다'였고, 복기해 준 문제들을 보니 정말이지 시중 문제집 6학년 수준을 잘 이해하고 있다면 못 풀 문제가 없었겠구나 싶었습니다. 국악중학교 학과 입시를 준비하시면서 지나치게 공포를 느끼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기본기가 잘 다져진 학생들이라면, 어떤 문제가 나와도 천하무적입니다😊
먼저, 이번 2023학년도 입시에서 바뀐 점들과, 제가 생각하는 특징을 말씀드릴께요.
* 개인이 검정색 볼펜을 지참하게 되었습니다.
작년까지는 학교에서 면접용 펜을 제공했는데요, 올해부터 아이들이 직접 사용할 검정색 볼펜을 가져오라고 하시더라구요.
청음을 적을때도 평소에 쓰던 연필에서 안정감을 느끼는 것처럼, 문제 풀때도 익숙한 필기감을 느끼게 하시려는 배려라고 해석하였습니다.
* 국어와 영어 과목에서 단답형 문제가 다시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포인트를 내년에 다시 구술면접으로 돌리고자 하시는 학교의 의지가 엿보이는 부분이라고 생각했어요.
지필고사로 바뀌면서 기존의 '단답형 주관식 문제'와 같은 암기 테스트 유형에서, 지문을 읽고 맥락을 해석하는 수능형으로 변화가 있었거든요.
그런데 올해 학과시험은 코로나 전과 유형이 매우 비슷합니다. 이번 시험을 bridge 삼아 전형을 원위치 시키시겠다는 시그널을 주신 것 같아요.
그럼 저희 아이들이 기억해 준 소중한 복기를 바탕으로,제가 저희 출제팀과 함께 준비하여 아이들에게 연습시켰던 모의고사 문제 중 비슷한 유형의 문제들을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국어 - 3단원에서 두 문제가 출제되었고, 9단원에서 처음 출제 되었습니다. 작품이 많은 8단원에서도 그간 다루지 않았던 지문이 다뤄졌습니다.
2. 영어 - 긴 지문의 내용 일치 문제가 주를 이루던 최근 2년의 경향과는 달리, 내용 일치 뿐 아니라 월 이름 쓰기와 적절하지 못한 대화 패턴, 길찾기까지 다양한 유형이 고루 출제되었습니다. 확실히 긴 지문의 내용일치 문제가 줄어들면서 학생들이 느끼기에 시간이 많이 남았던 것 같아요.
3. 수학 - 최다 빈출 단원인 분수의 나눗셈과 소수의 나눗셈에서 이번에도 출제가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어려워하는 그래프 문제와 도형 문제도 함께 나왔지만, 복잡한 계산 없이 원리만 이해하고 있다면 쉽게 풀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실은 이렇게 문제를 복기하고, 저희 출제팀이 공들여 선별 및 제작한 문제를 공개하는 것에 심적 부담이 있습니다.
(우스워 보이실지 모르겠지만, 저는 초등교사로 구성된 출제팀의 리뷰에 비용을 지불하며 문제의 질 관리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은 정보라도 필요로 하는 입시생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매 해 책임감을 가지고 올리고 있는데요.
이 블로그를 참고하시는 여러 선생님들이 계시는 것으로 알고 있고, 그 중에는 면접을 지도하시는 분도 계시는 것으로 압니다.
이 문제들을 참고함을 넘어, 본인의 레슨자료로 사용하지 말아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리겠습니다.
다가올 국악중학교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이 길이 작은 길잡이가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참으로 끝나지 않는 코로나 시국입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온라인으로 입시설명회가 진행되었습니다.
지난 3년간 매 해 면접 전형이 달라졌던 것을 생각해보면, 작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올해의 면접 방식이 반갑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주요 공지를 짚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면접비중은 국, 영, 수 각 10점씩 30점이며, 문항 수도 12문항으로 작년과 동일하다.
2. 범위는 6학년 2학기 9월말까지의 통상범위(1/4 정도) 까지이다.
3. 면접은 서면으로 진행되며, 응시시간이 15분이다.
1. 면접비중은 국, 영, 수 각 10점씩 30점이며, 문항 수도 12문항으로 작년과 동일하다.
서면면접으로 전환되며 기존의 13문항에서 12문항으로 변경된 기조를 계속 유지하고자 하시네요.
문항의 숫자는 줄어들었어도, 문항 지문의 길이가 더 길어졌기 때문에 학생들이 체감하는 난이도는 비슷하거나 좀 더 높지 않을까 합니다.
2. 범위는 6학년 2학기 9월말까지의 통상범위(1/4 정도) 까지이다.
코로나가 막 시작했던 2021학년도 입시에서 이례적으로 6학년 1학기까지로 범위를 축소해 주셨었습니다. 역시 그 해가 이례적이었던 것이고, 그 이후에는 계속 6-2학기 9월말까지의 통상범위를 시험범위로 잡고 계시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힘을 실어서 학습해야 하는 부분은 6-1 과정입니다.
3. 면접은 서면으로 진행되며, 응시시간은15분이다.
4분동안 풀고 3분동안 답변했던, 스피드퀴즈를 연상케했던 과거의 국중 면접이 정말 옛날 옛적 이야기 같습니다.^^; 이제 15분의 넉넉한(?) 시험 시간을 제공해주시고, 학생들이 문제에 표시도 할 수 있게 해주셔서 보통의 시험 풍경과 비슷해졌어요. 작년에 시험시간이 늘어나면서 가장 눈에 띄게 변화한 것은 영어지문의 길이였습니다. 그렇지만, 교과서에 수록된 긴 지문을 꼼꼼히 읽는 연습을 했던 친구들에게는 어려울 것이 없었어요.
시험과는 별개로, 2023학년도 입학생부터는 2년동안 기숙사 입사가 제한된다는 소식도 함께 전해 들었습니다.
지방 학생들에게는 국중 진학을 고민하는 데 상당히 타격이 있을 만한 소식인 것 같아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중학교 1학년이 낯 설고 물 설은 곳에 유학와서 부모님과 떨어져 기숙사에서 지내는 것이 그리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또한 성악 전공 학생들은 기악 전공 학생들과 별도의 청음시험을 본다는 것도 주목할 만한 일이네요.
올해부터 성악 전공 학생들도 청음을 준비해야 하게 되면서, 실기와 학과와 청음까지 이것저것 준비할 것이 참 많아졌는데, 조금이나마 그 부담이 덜하게 되는 반가운 소식입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무거운 책임감이 저와 출제팀의 어깨를 짓누릅니다!
그러나 그 부담감이 '거룩한 부담감'이자 '필요한 부담감'인 것을 알고, 올해도 저를 찾아준 고마운 학생들에게 마땅히 갈 길을 안내하고자 합니다.
입시선생을 시작한 이래로 가장 폭발적인 성장을 했던 한 해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 일을 시작한 이래 매 해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는 있었지만, 양적/질적 성장의 속도가 이렇게 빨랐던 적이 있나 싶은 시간이었습니다.
압축적인 한 해를 보내고 나니, 조금 더 향상되고 안정되어 있는 교육컨텐츠들이 구축되었고, 기악, 판소리, 민요, 정가, 무용까지 모든 전공에 제 제자가 입학하게 되는 값진 결과를 얻었습니다.
여러모로 의미 있고 재미 있었던 이번 한 해의 준비과정들을 찬찬히 들여다보며, 잘한 것과 아쉬운 것을 제 스스로 곱씹어보고 소화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 글을 씁니다.
1. 새로운 시도 - 실전모의고사
시작은, 성악반 아이들의 목마름을 외면할 수 없었던 선생의 오지랖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제자들이 개인레슨을 통해 입시를 준비하고 있는지라, '내가 어디쯤 위치하고 있는지'에 대해 확인받고 싶은 마음이 꽤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시험 당일과 최대한 비슷하게 시험을 치뤄보고, 실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실전모의고사'는 기악/성악을 막론하고 학생들에게 아주 유익한 경험이었고, 학부모님들에게도 길잡이 역할을 해 주는 좋은 시금석입니다.
여러모로 실전모의고사의 좋은 점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간 직접 할 엄두는 못 내고 저와 일면식도 없는 학교 앞 입시학원에서 시행하는 모의고사에 학생들을 보내 왔습니다. 그런데, 올해부터는 학원의 방침이 바뀌어 성악전공 학생들이 모의고사를 경험할 공간이 없어지게 되었고, 제 제자들의 다수를 차지하는 성악 전공 아이들이 꼭 필요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생들에게 진정성 있는 커멘트를 주실 판소리, 민요, 정가 선생님, Root Makers 시창청음 샘과 피아노 샘, 그리고 3인의 보조교사까지 모시고 모의고사를 진행했습니다. 모의고시 진행 후, 개별 피드백과 석차, 노래영상까지 정리하여 보내드리니 너무 좋아하시더라구요.
저의 학생들을 위해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외부의 학부모님들이 많이 응시해주시고,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씀해 주시고, 정성스러운 후기까지 작성해서 보내주셨어요.
내년도에는 시기를 더 다양하게 하여, 학생들이 잘못된 부분을 수정할 수 있는 기회를 조금 더 빨리 잡을 수 있도록 구성할 예정입니다. 몸은 고되고 여러 선생님들을 모아서 일을 진행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제 한 몸!! 기꺼이!! 불사르렵니다.
2. 새로운 시도 - 온라인 전공 Q&A 세션
성악이나 무용을 전공하는 친구들은 하지 않을 고민이 있으니 바로바로! '악기 배정'입니다.
국악중학교 입학시험이 청음과 가창으로 이루어져 있어 국악기를 전혀 접해보지 않은 친구들도 국악중학교에 입학하다 보니, 국악중 입시는 '악기 배정'이 완료되고 나서야 비로소 끝이 났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악기를 결정하는 것은 정말이지 평생을 좌우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고등학교, 대학교 진학 뿐 아니라 일생동안 악기와 함께 살아가게 될 텐데, 악기와 아이의 궁합이 너무너무 중요하지요. 이 중요한 일을 충분히 고민해 볼 시간이 너무 부족합니다.ㅠㅠ 합격발표 후 5일 내에 악기를 골라 지원해야 하기에 (학생의 선호에 따라 1지망~7지망까지 적어서 제출) '일단 합격 후 생각하자'했던 학부모들의 마음이 급해지기 시작합니다.
대대로 내려오는 국악집안이거나, 주변에 잘 아는 국악전공자가 있거나, 레슨 선생님께서 7가지의 악기에 대해 전공자 수준으로 충분히 설명해주실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모두가 그런 행운을 가진 것은 아니지요. 저 역시 국중, 국고를 졸업했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다른 전공을 소개하기에 역부족인 제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그. 래. 서!!
실력과 인성을 겸비하신, 검증된 선생님을 전공별로 모아 온라인 Q&A 세션을 마련했습니다. 1시간이라는 제약된 시간을 충분하게 사용하기 위해 선생님들의 약력을 미리 공유하고, 학부모들의 질문 목록을 먼저 받아 선생님들께서 충분히 고민된 답변을 주실 수 있도록 했습니다.
가장 많이 나왔던 질문은 아무래도 신체 조건과 관련된 질문이었어요. '체구가 작은데, 여자아이라 힘이 딸릴 것 같은데, 비염이 있는데, 교정을 했는데' 와 같은 질문들이 나왔고, 그에 대한 모든 선생님들의 답변은 '상관없다!' 였습니다.
오히려 악기를 선택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이 스스로 본인의 선호(현악기/관악기/타악기, 높은소리/낮은소리 등)를 잘 파악하는 것과, 그 악기를 정말 하고싶다는 '의지'라는 것에 모두가 공감하시고, 동의하셨어요.
이밖에도 정악, 산조, 창작곡과 같이 학교에서 배우는 음악의 장르와 악기 구입에 관련된 질문까지, 그야말로 생생한 정보를 성실히 답변해 주신 선생님들께 너무너무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학부모님들도 그 시간이 정말 유익했다 하시고, 아이들도 악기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어서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음악'에 대해 조금 더 진지하게 생각을 시작했다고 하니 넘넘 뿌듯합니다! 😊
입시선생 생활이 지속되면서, 제가 챙길 수 없는 부분이지만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영역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이번 해부터 성악반 아이들도 청음을 보기에, 성악반 아이들의 특성을 잘 이해하시고 청음준비과정을 도와주실 분과 함께 입시를 꾸려갈 수 있다면 좋겠다 싶었구요. (학생의 청음 선생님과 저와의 교류가 있으면 훨씬 더 입체적으로 아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런 마음을 갖던 중, 올해 들어 여러 네임드 청음선생님들과 교류를 하게 되었습니다. 저같은 애송이는 감히 비빌수도 없는 긴~~긴~~ 입시 경력을 가지신, 그야말로 국악중 입시판에서 모르는 사람 찾기가 더 힘들 그런 선생님들이시죠.
그 중 한 분과 함께 많은 얘기를 나누게 되었고, 아이들을 바라보는 관점이나 아이들이 입시를 통해 얻었으면 하는 자질들에 대한 철학이 비슷하다는 판단이 들었어요. 심지어 일을 처리하는 속도와 방법까지도 매우 비슷해서, 함께함으로 폭발적인 시너지가 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생겼습니다.
교육의 3주체인 학생, 학부모, 선생이 함께 자라가기를 소망하는 마음과, 음악 및 공부의 뿌리를 튼튼하게 내릴 수 있도록 안내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만든 Root Makers 로고입니다. 저희가 진심을 다해 아이들을 가르쳐서 뿌리가 튼튼한 멋진 예술인들을 양성하면, 우리의 제자들도 이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아름다운 선순환을 기대해 봅니다.
숨가쁘게 달려온 지난 1년이 주마등같이 흘러가네요. 여전히 추석특강, Zoom 수업 등은 진행되고 있고요, 내년 입시생들에게는 조금 달라진 커리큘럼으로 수업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
이번 해에는 학교에서 온라인 입시설명회를 열어주었습니다. 언제쯤 요강이 발표되나 하고 다들 기다리고 계셨을텐데, 올해도 역시나 쉽지 않은 한 해가 될 것 같습니다. 정말이지 입시는 매 해 새롭고, 매 해 어렵습니다. ㅠㅠ
면접과 관련된 주요 지점과, 제 학생 중 다수를 차지하는 성악반 아이들을 위한 주요 공지를 먼저 짚어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면접비중은 국, 영, 수 각 10점씩 30점이며, 문항 수도 12문항으로 작년과 동일하다.
2. 범위는 6학년 2학기 9월말까지의 통상범위(1/4 정도) 까지이다.
3. 면접은 서면으로 진행되며, 응시시간이 15분으로 연장되었다.
4. 내년 성악(판소리, 정가, 민요) 지원자들부터 청음고사에 응시해야한다.
1. 면접비중은 국, 영, 수 각 10점씩 30점이며, 문항 수도 12문항으로 작년과 동일하다.
2021년도 입시에서 가장 큰 변화라고 할 수 있었던 배점과 문항 수는 올해도 유지되었습니다.
2. 범위는 6학년 2학기 9월말까지의 통상범위(1/4 정도) 까지이다.
작년도 입시에서 이례적으로 6학년 1학기까지로 범위를 축소해 주셨는데, 올해부터는 그 전과 같이 6-2학기 내용을 시험범위로 다시 편입시키신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가 오랫동안 지속되면서 학생들의 온라인 학습도 자리잡았기에 다시 범위를 원래대로 돌려놓으신 것 같습니다.
3. 면접은 서면으로 진행되며, 응시시간이 15분으로 연장되었다.
응시시간이 작년의 7분에서 거의 2배에 가깝게 늘어났고, 이번에도 서면으로 답안을 작성해서 내게 되었네요. 안그래도 작년 시험부터 난이도가 쑥 올라간 면접고사에 많이들 당황하셨는데, 올해에는 학생들이 문제를 풀 시간이 늘어난 만큼 난이도도 올라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올해에도 철저하고 꼼꼼하게 준비를 시켜야 되겠습니다. 진정 쉬운 해는 없네요.
4. 내년 성악(판소리, 정가, 민요) 지원자들부터 청음고사에 응시해야한다.
이미 입학해있는 성악반 아이들이 현재 시창청음때문에 많이 고군분투 하고 있습니다.ㅠㅠ 이에 대한 문제제기가 학교 안에서 나왔나봅니다. 올해 지원자에게는 해당이 되지 않지만, 내년 성악반 지원자부터는 청음고사도 같이 쳐야하게 되었네요. (실은 꽤나 큰 허들입니다.) 그나마 1년 전에 미리 고지를 해줘서 다행이네요. 물론 저는 면접만 가르치는 사람이지만, 여러 청음선생님들을 알고 지내기 때문에 얼마든지 상황에 맞는 선생님을 소개해드릴 수 있습니다.
항상 입시요강이 나온 날에는 마음이 무겁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저와 함께 문제를 구성해주는 출제팀도 마찬가지구요.ㅎㅎ 매 해 최선의 노력을 하지만, 그 노력이 합격이라는 결과를 담보해주지는 않는다는 사실 앞에 늘 작아지고 긴장됩니다. 올해도 저에게 맡겨주신 아이들을 위해 순간순간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는 것이 제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