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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도가 없는 공부

2019. 7. 23. 18:48 | Posted by 기뉴등장
어느덧 7월도 중반 문턱을 넘어섰네요. 여름방학의 달콤한 휴식을 포기하고 한창 입시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는 학생들이 대견하기만 합니다.

처음 만나서 본 (대부분 참담한) 모의고사 성적에 눈물 짓기도 하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던 꼬마들이 어느새 시험 환경에 익숙해져 가는 모습을 보면 덩달아 뿌듯하고요.

오늘은 사랑스러운 제자들이 성장해가는 과정에서 진부하지만 새로이 깨닫게 된 '공부엔 왕도가 없다'는 문장에 대해 가벼운 글을 써볼까 합니다.

일단 국악중을 지망하고 있는 학생들은 어떤 친구들일까요? 대부분은 끼도 많고, 학교에서 임원도 하고, 친구관계도 좋고, 학교 성적도 나쁘지 않은 그야말로 여러 면에서 'well-rounded'된 친구들입니다.

그러다, 이 반짝반짝 빛나는 대부분의 원석들이 아직 '시험형'으로 다듬어지지 않은 채 저를 만납니다.ㅎㅎ 처음 만남을 진행할 때, 저는 모의고사를 2회 보는데요, 보통 13개의 문제 중 3-4개 정도를 맞춥니다. 분명히 배웠던 내용이고, 내 머리속에 있는데 4분이라는 한정된 시간에서 그 지식을 빼내 쓰려니 역부족인거죠. 마음이 약한 친구들은 울기도 하고, 특히 어머니들께서는 충격도 받으시고 그러세요.

앞 포스팅에서도 얘기했지만, 결국 제가 해 줄 수 있는 부분은 그야말로 문제풀이 연습 뿐이지요. 모의고사 후 학부모님께 권하는 것은 동네 보습학원에 보내시거나, 과외를 하고 있다면 이러이러한 부분이 약하니 집중해서 봐달라고 한다거나, 혼자 해도 될 친구들은 문제집을 주당 1권씩 풀으라던가 하는 결국 학생들의 꾸준한 노력과 반복적인 학습을 강조하는 원론적인 말들 이랍니다.

그런데, 시작은 비슷했던 친구들이 만남을 거듭할수록 발전하는 속도나 질이 엄청 달라지는 걸 볼 수 있습니다. 특별한 비법이 있냐구요? 매일매일 꾸준히 문제집을 푼 것 밖에는 없어요. (물론 매일 피곤함을 무릅쓰고 함께 학습상황을 체크해 주시는 부모님의 노고가 가장 특별하구요)

공부 초반에 느껴졌던 지식의 구멍들이 메워지고, 문제들이 익숙하게 느껴지면서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문제를 풀어낼 수 있는 그 순간에 느끼는 희열의 주인공은 저도, 부모님도 아닌 학생 자신이예요. 아이들이 자신의 발전을 점수로 확인하고 수고한 부분에 대해 칭찬으로 격려받을 때 얼마나 충만한 기쁨을 느끼는지 모릅니다.

반대로, 학생은 천하태평이고 저와 학부모님만 몸이 달아서 어쩔 줄 모르겠는 친구도 간혹 있습니다. 시간이 거듭되도 실력은 제자리이고, 끌고 가는 저나 끌려 가는 학생이나 수업하는 두 시간이 지옥같아지는 것이지요.. (ㅠㅠ)

앞으로 딱 세 달 남았네요. 이 세 달이 13살이라는 짧은 인생에서 불꽃처럼 열정적으로 태웠던 아름다운 시간으로 남기를 기대하며 오늘도 아침저녁으로 친구들을 위해 기도해 봅니다.





이번 해에도 어김없이 입시설명회가 열렸습니다. 운동장을 가득 메우다 못해 더 이상 주차가 불가능할 정도로 꽉 찬 차들을 보니, 국악중학교 입시에 다들 관심이 참 많으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랫만에 학교 중정을 걷고 있으려니 옛날 생각도 나고, 이 곳에서 보낸 6년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더라구요. 벌써 20년쯤 된 시절이라는 게 슬프기도 하구요! ㅎㅎ

각설하고, 입시설명회를 듣고 난 뒤 (실은 매우 기본적인 이야기지만) 올해 면접에서 주의할 점들이 몇 가지 보여서 공유하고자 적어봅니다.

1. 6학년 2학기 범위 출제

많은 학생들이 입시가 가까워지면 학교도 빠지고 입시에 전념한다고 합니다. (입시학원들이 이렇게 시킨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지요..) 이러한 세태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막상 입시 직전까지 텐션을 올려서 정점을 찍었을 때 시험에 임하게 하려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겠거니 싶기도 해요.

그런데.. 많은 초등학교 선생님이 이 상황에 대해 목소리를 내셨나 봅니다. 6학년 2학기까지 성실하게 수업에 임한 친구들이 불이익을 얻지 않도록, 면접시험에 6학년 2학기 내용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여집니다.

2. 초등학교 전 범위 출제

실은 이 내용도 입시요강에 다 나와 있습니다. 초등학교 과정을 성실히 이수한 학생이 무리 없이 풀 수 있는 수준의 문제를 내겠다고 명시되어 있어요.

이 말인즉슨, 6학년 내용을 중심으로 하되 5학년 내용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소리입니다. 실제로 작년 면접 문제 중 5학년 내용도 있었습니다.

3. 문제를 꼼꼼히 확인하기

선생님께서 받으신 질문 중 영어 시험과 관련해서 '스펠링을 말해야 하나요, 그냥 발음만 하면 되나요?' 라는 질문이 많았다고 합니다. 이것도 역시 <문제가 지시하는 대로>라는 단순한 진리가 핵심입니다.

문제가 '스펠링을 얘기하시오'라고 하면 한 글자씩 또박또박 얘기 하는 것이고, 그냥 '답하시오'하면 소리 나는 대로 읽어서 발음하면 그만이지요.

역시 모든 어려움을 초월하는 것은 탄탄한 기본기와 시험이라는 긴장상황에서도 그것이 흔들리지 않게끔 하는 꾸준한 훈련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악기도, 공부도 왕도는 없으니 남은 5개월 열심히 달려야 하겠습니다 :)




고작 두 개의 포스팅을 올렸을 뿐인데 벌써 학부모님들의 연락이 오기 시작하네요. 그만큼 국악중학교 입시, 특히 면접에 대한 궁금증도 많으시고 학부모님들께서 정보에 목말라 있는 상태가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은 국악중학교 면접을 어떻게 차근차근 준비해야 하는지 저의 생각을 곁들여서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국악중학교 입시준비를 5학년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하십니다. 아마 이 부분은 기악/성악/타악을 막론하고 비슷한 상황이리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배점은 낮지만 그렇다고 감점을 허용해서는 안 되는 부분인 면접 준비는 언제부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1. 기본개념을 충실히 익히기 - 학교 수업과 복습 철저히!

입시 면접 레슨은 일반 과외와 다릅니다. 개념을 익히고 풀이 과정에 익숙해지는 과정을 도와주는 것이 일반 과외에서 이루어지는 학습이라면, 저와 하는 면접 레슨은 '문제풀이반'에 가깝습니다.

이 때문에, 국영수에 대한 기본적인 학습이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레슨을 하면 정말 집중해야 할 면접연습에 집중하지 못하고, 문제풀이 방법에 대한 강의를 진행하게 되는 것이지요. 물론 문제풀이 방법에 대한 강의도 매우 필요하지만, 문제풀이로 시간을 보내는 것은 저를 최대 효율로 활용하실 수 있는 방법은 아니라는 것이죠.

따라서, 평소에 학생이 스스로 하는 공부가 꼭 필요하고, 준비가 되어있지 않으면 학생의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서 면접 레슨의 횟수를 늘릴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꼭 기억해 주세요.

2. 본격적 면접준비는 6학년 1학기 중반부터!

면접 준비 시기는 앞서 1번에서 거듭 강조한 것과 같이 학생 스스로 기본 개념과 문제풀이 연습이 어느 정도 되었다는 것을 가정하여 제안하는 시기입니다. 저의 경우, 저와의 첫 만남을 6학년 진도가 어느정도 나간 4월 혹은 5월부터 시작해 차근차근 배운 내용을 다지면서 입시 직전 총정리 문제풀이 3순환까지 끝내는 것으로 하나의 사이클을 이룹니다. 물론 학생의 수준에 따라 레슨의 빈도수는 다를 수 있고요 (스스로 공부하는 학생은 부모님의 돈도 아껴 줍니다!)

혼자서 준비하거나 부모님과 함께 준비하는 친구들의 경우에도 준비 시기와 방법에 대해서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공부든 실기든, 난이도와 운을 모두 뛰어넘는 단 한가지 열쇠는 '실력'이라는 것을 잊지 마시고 부단히 정진하시기를 바랍니다.

그럼 모두들 화이팅!




국악중학교 면접에 대해서 소개하려면 일단은 학교가 제공하고 있는 정보를 충실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1) 면접의 배점

면접은 총점 100점 중 20점이 배점되어 있습니다. 청음과 가창에 각 40점씩 총 80점이 실기에 배점되어 있는 것을 고려하면, 면접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실기에 공을 들이는 것이고, 면접은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않으면서도 '나올 만한 문제'에 힘을 쏟는 전략이 중요합니다. 

 2) 출제 범위는?

국악중학교 홈페이지에서 안내하고 있는 출제 범위는 "6학년 1학기를 중심으로 2학기 과정의 1/4 범위"입니다. 그렇지민 2019학년도 입시에서는 5학년 과정의 문제가 나와서 많은 입시생들이 당황하기도 했었습니다.
 

저희 팀도 문제를 출제할 때 6학년 1학기 내용에 가장 충실하며, 6학년 2학기 과정의 절반 정도를 출제 범위로 잡습니다. 입시에 있어서만큼은 '과유불급'이 없다고 생각해서 최대한 보수적으로 준비시키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3) 문제의 수와 배점은?

국어 4문항, 수학 4문항, 영어 5문항 총 13개의 문제가 섞어서 출제됩니다. 보통 수학을 푸는 데에 좀 더 많은 시간이 할애되므로 면접 연습 때부터 수학을 먼저 풀도록 훈련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4) 면접 절차는?

 문제를 풀 시간 4분, 문제에 대답할 시간 3분이 주어집니다.

문제를 풀 때에는 세 명의 수험생이 같은 공간에서 시험을 치르게 되며, 각 수험생마다 도우미 학생들이 붙어 시험지를 넘겨 주고, 답안지를 수거해갑니다. 문제를 푸는 4분 동안 남은 시간에 대한 알림은 없습니다.

 문제를 다 풀면 차례에 따라 공간을 이동하여 면접에 임하게 됩니다. 주어진 3분 동안 자신이 작성한 답안지와 놓여진 문제지를 참고하여 답을 하면 됩니다. 실제로 답을 이야기하는 데에는 20초면 충분하기 때문에 이 3분은 문제를 풀 수 있는 보너스 시간입니다.

 앞에서 '수학 먼저' 풀도록 훈련시키는 이유가 여기에도 있습니다. 시험에 응시하는 4분 동안 미처 못 푼 문제들을 대답하는 3분동안 '눈으로' 풀어야 하는데 수학은 그렇게 풀어내기 힘든 과목이기 때문입니다. 대답하는 3분 동안에도 역시 남은 시간에 대한 알림은 없습니다.

 국악중학교 면접을 준비함에 있어 중요한 사항들을 압축해서 정리하자면,

1) 중요한 것은 실기. 면접 준비가 실기에 할애하는 시간을 위협할 만큼 길어서는 안 된다.

2) 평소의 공부를 바탕으로 '나올 만한 문제'를 위주로 한 문제풀이에 집중하는 것이 면접 준비의 핵심이다.

3) 주어진 시간이 결코 길지 않으므로 문제풀이 순서와 시간 분배 전략이 몸에 배이게끔 연습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저는 국악중학교에서 해금을, 국악고등학교에서 정가를 전공하고 대학을 인문계(법학 전공, 영문 부전공, 일반사회과목 교직이수)로 진학하였습니다. 보통 음악이 아닌 다른 길을 택하더라도 대학까지는 국악과로 진학하는 국악고등학교의 분위기에서 저같은 사례는 정말이지 드물지요.

각설하고, 이런 특이한 이력 덕분에 음악하는 친구들이 자신들의 제자를 저에게 맡겨주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국악계의 중학교 입시와 대학교 입시는 일반적인 과외와는 다소 다른 전략을 구사해야 하기 때문에 전공을 가르치는 선생님과 공부를 가르치는 선생님 사이에 긴밀한 의사소통이 필요하지요.

올해는 어쩌다보니 국악중학교 입시를 준비하는 아이들을 다섯 명이나 맡게 되었고, 그간의 면접 문제들을 토대로 출제될 만한 좋은 문제들을 엄선하고 감수하는 데 한계가 있어 한 분의 문제출제 조교님(고려대 화학과 졸, 서울대 석사과정)과 감수위원(서울교대 졸, 초등교사)을 섭외하여 최강의 면접군단을 조직했습니다.

그 결과 면접이 어려웠다고 아우성치는 수많은 후기 속에서 당당히(?) 면접이 쉬웠다고 말하며 높은 성적을 거둔 저의 학생들을 바라보면서 국악의 길로 진로를 결정한 친구들에게 다소나마 도움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어 기뻤습니다.

제가 학부모 입장이 되어 생각해도 국악중학교 입시 면접 준비는 뭘 어떻게 시켜야 할지 모를 것 같아서, 앞으로 차근차근 포스팅을 해 나가면서 저도 나름의 정리를 하고 저의 입시면접 군단의 자신감도 뿜뿜! 보이고자 합니다.

 

 


2. 곰곰히 생각해보기

2017. 11. 5. 16:20 | Posted by 기뉴등장

근래 몇 주 동안 입양가족모임 카페에 가입하여 그들의 실질적인 고민을 찬찬히 훔쳐 보았다. 그리고 입양부모들의 경험을 나누는 팟캐스트 입양톡 사랑톡을 들으며 같이 울고 웃었다.

한 아이의 세계를 완전히 바꾸는 것이 입양이라면, 아이를 만나기 전에 내가 되고싶은 wanna be 부모상을 설정하는 것이 어쩌면 지극히 어른중심의 생각이구나 싶었다. 세상의 많은 남녀 중 내가 선택한 배우자는 ‘나에게 맞는, 그야말로 the exclusively customized person for me’였던 것처럼, 나도 내 아이에게 맞는 부모가 되어가고 성장하고 싶다.

그리고 또, 입양의 원리가 지극히 성경적이라는 것에 안도가 된다. 잡류인생이었던 내가 값었이 주님의 딸로 인침받음을 통해 새로운 인생이 열렸던 것처럼 입양도 그렇게 사랑의 문을 활짝 여는 것이라 너무 기대된다. 내가 받았던 overwhelming love가 차고 흘러 넘쳐 나에게 맡겨지는 아이들에게 폭포수같이 흘러가기를.. 그렇게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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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시작이다  (0) 2017.10.12

1. 시작이다

2017. 10. 12. 00:57 | Posted by 기뉴등장

아주 오래 전부터 - 아마도 고등학생 때- 나는 입양을 결심했다.

입양을 결심하게 된 것은 특별한 사건이 있어서도 아니었고, 사명감에 넘쳐 엄청난 결단을 내린 그런 순간도 아닌, 아주 자연스럽고도 이상하지 않게 나에게 다가왔다.


배우자를 결정하고 만날 때도 이 과정을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했다. 내 남편의 감정이 해결되지 않은 채 아이를 덥석 안아들고 싶지 않았다. 다행스럽게도 뜻을 같이할 수 있는 아름다운 사람을 만났다.


아직 나의 입양이 현실화되기에는 아주 많은 관문이 남았다. 얼핏 생각해도 최소 2년은 지나야 부모가 되겠다고 신청하는 공식적인 절차에 등장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조바심이 났다. 그 전에 내가 해 놓을 작업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가진 입양에 대한 생각을 시부모님과 부모님께 나누고, 그에 대한 동의와 설득의 과정을 지나지 않고 급작스럽게 그들에게 손주를 이뻐할 것을, 나처럼 마음으로 받아들일 것을 강요하고 싶지 않았다. 


올 추석. 즐거운 여행을 끝내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아이가 생기면 하나만 낳고 둘은 입양을 할 계획이라고. 그리고 아이를 갖는 문제마저 "자연스러운" 방법을 벗어난 임신은 원하지 않는다고. 인공수정과 시험관 등 병원을 동반한 임신을 하고 싶지 않다고. 그럴 경우 바로 입양을 할 예정이라고. 


어머니는 다소 얼떨떨하게 받아들이신 것 같고, 아버지는 쌍수를 들어 환영하셨다. 일단 고요한 우리의 관계와 그들의 기대에 작은 돌을 던져 파장을 일으키는 데는 성공한 것 같다. 그 파장이 성난 파도가 되어 나를 집어삼킬 듯이 다가올지, 혹은 아름다운 원을 그리며 잔잔히 퍼져나가는 울림처럼 내가 가는길을 따뜻하고도 고요하게 같이 걸어 주실지 모르겠다. 


친정엄마에게도 말을 꺼냈다. 엄마는 아이의 근본에 대한 것이 걱정이 될 것 같다고 하셨다. 이 때 재빠르게 주워들은 말을 꺼냈다. 우리가 믿는 사람이라면 한 생명을 태초부터 하나님께서 계획하셔서 창조하시고, 누군가의 배를 거쳐서 나오는 것은 그저 세상에 나오기 위한 관문일 뿐 그게 누구인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하나님의 DNA가 아이를 만들어 갈 것을 믿는다고. 


역시 나는 친정엄마의 마음에도 돌을 던졌다. 그러나 친정부모님은 모두가 아무렇지도 않게 가는 자연스러운 부모됨의 길을 거부하고 굳이 어려운 길을 구비구비 걸어가려고 하는 딸을 끝끝내 응원할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가족이 별건가. 가족에 대한 정의가 재편되고 있는 현실에서 내 배 아파 자녀를 낳는다는 것이 가족됨의 혹은 부모됨의 필수적인 절차라 생각되지 않는다. 생명을 길러내는 귀한 일을, 내 배 아파 낳지 않은 생명까지 거두어 기를 수 있는 그런 아름다운 일을 내가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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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곰곰히 생각해보기  (0) 2017.11.05

결혼반지: 피에스젬마 종로효성점

2016. 8. 13. 12:15 | Posted by 기뉴등장

귀차니즘이 폭발하고 자린고비 정신으로 무장한 내가 만족한 예물샵 PS Gemma 종로점.



하나에 꽂히면 다른 거 안 보이는 내가, 인터넷에서 눈팅한 반지 디자인에 파박! 꽂혔다. 캡쳐 사진 들고 다니면서 여기저기 물어봐도 없다고 하고.

그치만, 결국 찾아냄. 효성주얼리시티 지하층에 있는 PS Gemma에 있었다. 게다가 가격은 엄청 합리적. 웨딩밴드 한 쌍에 다이아 가드링까지 해서 75만원 가량.



호갱님 안 된 이 느낌 너무 좋아서 여기저기 자랑&홍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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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첩장 고르기  (0) 2016.07.07

청첩장 고르기

2016. 7. 7. 07:14 | Posted by 기뉴등장

환경대학원 입학 후 내가 지키고 있는 미션은 '종이청첩장 안 받기' 였다. 청첩장에 너무나 많은 자원이 사용되는 것이 맘에 들지 않아서였다.

내 다짐은 그렇다치고, 한국 사회에서 결혼하는 데 청첩장을 주지 않는 것은 어찌보면 예의 없는 짓일 수도 있을 것 같아서 과하게 종이를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특색있는 청첩장을 찾아 나서다가 발견한 반반청첩장! (www.ban-ban.net)

부모님 청첩장과 친구들 청첩장을 나눴다는 것이 키 뽀인트! 일단 샘플을 받아 보았다.



부모님 용으로 적절할 것 같은 청첩장을 골랐는데, 받아보니 다 새가 있다...ㅎㅎㅎ 나도 몰랐던 취향 발견.



그리고 내가 이곳에서 청첩장을 하기로 마음먹은 엽서청첩장! 딱 한 장에 끝나는 초청장이 너무나도 마음에 들었다.



신청은 안 했지만, 함께 딸려온 재치있는 청첩장. ㅎㅎ 이런 것도 재미있다.



이건 신부와 신랑의 얼굴이 각각 아크릴판에 담겨있어 두 장을 잘 움켜쥐어야 메시지를 제대로 볼 수 있다. 자원절약을 목표로 하는 나로써는 패스! ㅎㅎ



오히려 아크릴판이 꽂혀 온 이 종이가 더 탐났는데, 이 뒤에 스티커 자석을 붙여서 액자처럼 재활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만들어주세요!)



결국! 내가 고른 청첩장은 새보다는 꽃이 그려져 있는 소박한 디자인과, 일러스트 엽서 :)

아- 이제 얼마 안 남았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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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반지: 피에스젬마 종로효성점  (0) 2016.08.13

인도네시아에서 석사 논문을 쓰면서 공부를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10년 전의 나와 지금의 나는 도무지 달라진 것이 없어서, 도와 주고 싶은 것은 많은데 내가 아는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배워서 남 주는 삶을 살고 싶어 시작한 공부라면 끝을 봐야 하겠다는 생각으로 무모하게 지난 5월 박사 면접을 봤고, 현재 재학중이다. 벌써 반 년이나 지났지만, 당시 혼자만 보려고 써 놓은 글을 이제서야 주섬주섬 풀어 본다. 


Q. 인도네시아 현지 연구를 하려면 깊이 있게 해야 하는데, 왜 현지로 박사과정을 가지 않는가? 조금 더 공부에 대해서 진지했으면 좋겠다. 


- 안 알아본 것은 아니다. UI에 기후변화 연구센터가 있으나 아직 그 문제에 대해서 관심이 덜해서 그런지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지는 않았다. 그리고 물 문제 같은 경우는 환경공학 쪽에서 많이 다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사회학 베이스를 가진 저와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 제가 결국 하고 싶은것은 한국인으로서 탁월한 facilitator가 되는 것이므로, 한국의 기반을 잘 쌓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함. 학기 중에 UI로 교환학생을 다녀올 예정이고, 포스코 청암재단에서 아시아지역 연구 지원금을 받아서 1-2년 정도 박사논문을 위한 연구여행을 다녀올 예정임.

Q. 무얼 하고 싶은지는 알겠으나 무얼 '공부'하고 싶은지는 알 수가 없다.

- 논문을 써가면서 관련되어서 필요한 과목을 들으면서 확장시켜 나가고 싶다. 비용편익분석도 들어야 할 과목이고, 필요하다면 수문학 과정도 들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이어서 조언. 박사과정에서 다루기에 너무나도 광범위하다. 좀 더 디테일한 수학계획이 필요하다)

Q. 석사과정의 논문이랑 박사과정의 논문 차이는 무엇인가? 나의 연구주제가 사회학적으로 어떠한 함의가 있는가?

- 석사과정에서 작성했던 논문은 '초등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이루어진 것이고, 이제 내가 하려고 하는 연구는 자카르타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훨씬 광범위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동남아는 지역적으로 한국 환경사회학계에서 아직 심도있게 논의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연구의 지평을 넓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Q. 지도교수님을 누구로 하고 싶은 것인가?

- 윤순진 교수님 밑으로 가고 싶다. 교수님께서 현재 메콩을 중심으로 동남아시아 환경문제에 대해서 다루고 계시는데, 저는 거기에 얹어서 지역적으로 말레이반도를 포인트로 잡아서 확장해 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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