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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참 빨라서,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아이들을 시험장에 들여보낸 것이 어언 한 달이 되어갑니다.

그동안 아이들은 시험도 잘 보고 나와주었고, 한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1지망 악기에 배정되어 예술가로서의 각자의 여정을 시작하였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부캐'로 두었던 입시 선생님 역할을 '본캐'로 끌어올리며 아이들에게 모든 힘을 다 쏟아본 1년이었습니다.

그리고 Root Makers라는 틀 안에서 온전히 1년을 경험해보며, 좋은 선생님들과의 연합의 범위가 점점 확장되는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생각한 것을 현실로 만들어내며 느끼는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었지만, '성공의 경험을 빨리 잊는 것이 Trendy함이다'라는 김난도 교수님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며, 성취에 머무르지 않고 의미있는 일들을 블로깅 해 둠으로써 한시바삐 역사로 흘려보내려 합니다.

 


 

1. 보다 넓고 단단하게 - 실전 모의고사

어디에서도 받아주는 곳 없는 성악반 아이들을 위해 '목마른 놈이 판다'는 마음으로 개최했던 실전 모의고사가 기반을 잘 다지게 되었던 해였습니다. 국중 입시생 뿐 아니라, 모의 평가가 필요했던 중3(고입), 고3(대입), 예중 입시생까지 전 학년을 아울러 실전 모의고사를 진행했습니다.

응시하는 친구들의 전공에 맞춰 적절한 피드백을 줄 수 있는 심사진을 구성하고, 시간과 동선을 고려한 최적의 스케쥴링에 최정예 진행요원들의 더할나위없는 퍼포먼스가 얹혀져 매끄러운 모의고사 진행이 가능했습니다.

특히 9월에 개최한 모의고사에는 많은 선생님들께서 아이들을 보내주셔서, 국중 입시생 총 25명의 데이터를 모을 수 있었습니다. 올해 응시 학생 수를 고려하였을 때,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친구들이 응시했다는 것이죠. 학생들이 시험 분위기를 파악하고, 자신의 위치를 가늠해보기에 좋은 기회를 제공하게 되어 감사했습니다.

 

뜨거운 열기가 느껴지는 실전 모의고사.
창 너머로 바라본 부모님들과 아이들. 저는 왠지 코끝이 찡해졌어요.

2. '루메됨'의 가치 - 여름캠프

아이들이 가장 말랑말랑한 초등학생 때 만나, 입시라는 고된 여정을 함께 걸어간다는 것은 참으로 특별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렇게 찐한 1년을 함께 걸었음에도, 입학 후에는 이렇다 할 접점 없이 제자들의 소식을 여기 저기서 들으며 지내곤 했어요. 매 년 입시 사이클이 반복되면서 1년 단위로 제자들이 바뀌다보니, 제자들간의 연대는 꿈도 꿀 수 없었던 상황이기도 했습니다. (실은 저의 역량 부족으로 아이들을 이어야겠다는 생각 조차 못 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Root Makers로 파란노을샘과 함께하며 이 부분이 완벽히 해소되었습니다. 저보다 제자들과 훨씬 더 찐한 연결고리를 가지신 울 파샘께서 루메 1기인 국중 1학년 학생들(가야금, 거문고, 해금 전공)과 입시생들인 루메 2기를 다 불러모아 주셔서, 연습을 위한 여름 캠프를 진행하셨거든요. 게다가 소리하시는 선생님과 함께 조인하여 판소리, 기악, 입시생이 한데 섞여 뜨겁게 연습하는 알찬 여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매일 밤 9시까지는 각자 공부, 청음, 연습에 매진하다가 밤 9시가 되면 넓은 거실에 둘러앉아 하우스 콘서트가 개최되었어요. 하루하루 지날수록 기량이 향상되는 것을 보는 즐거움은 물론이고, 어엿한 청소년 음악인들의 멋진 소리가 깊어져 가는 여름 밤이 너무나 환상적이었습니다.

게다가 그렇게 찐-하게 1주일 정도를 함께한 우리 루메 1기와 2기는 무지 끈끈한 언니 동생이 되었어요. 여전히 단톡방에서 모든 일상을 공유하고, 합격소식을 샘들보다 언니들에게 더 먼저 알려주는(!) 사이가 되었답니다. 이렇게 아이들은 '루메됨'의 가치를 스스로 만들어 가주고 있어요.

매일 밤 9시의 하우스 콘서트
루메 1기의 깜짝 방문! 고마워 :)

3. 모두가 함께 즐거이 - 합격축하파티

그동안 매 해 합격축하파티를 했지만, 이런 저런 사정으로 인해서 가르친 모든 친구들과 축하를 하지는 못했었어요. 올해는 식사 대신 레슨공간을 파티룸처럼 꾸며 '모두 다 와서 같이 놀자' 모드로 축하파티를 진행해 보았습니다.

국중 입시생이라면 모두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책탑 인증샷 코너, 국악기를 모티브로 MZ 감성 듬뿍 넣어 만든 스티커 굿즈, 멋진 성과를 이루어 낸 너희들에게 왕관을 씌워주고 싶은 마음에 준비한 장난감 왕관과 요술봉까지 가득가득 넣어 파티를 준비했어요.

 
꼬마 숙녀들의 초상권 보호 ㅎㅎ
 
어머니와 함께 책탑 인증샷!
 
스티커 굿즈 들고 한 장 ㅎㅎ

이렇게 다 펼쳐놓고 보니, 올해도 역시 다이나믹한 1년이었다 싶네요. 

이 포스팅에 미처 적진 못했지만, 여전히 추석특강, Zoom 수업은 계속되고 있어요.

또 돌아오는 겨울에는 국중 입학 전 warming-up의 일환으로 필요한 과목들을 배우고 들어가는 '겨울특강'도 선보일 예정입니다.

이제 입시는 끝났지만, 이제는 영어 선생님으로 계속 볼 친구들도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언제든 보고플 때 휘리릭 만날 수 있는 지근거리에 있게 되어 다행이라는 마음이 듭니다. 

 

올해도 너희들의 노력에 빚을 지는구나.
너희들을 만난 건 나에게 큰 축복이야. 너희들의 행보를 언제나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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