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끝나지 않는 코로나 시국입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온라인으로 입시설명회가 진행되었습니다.
지난 3년간 매 해 면접 전형이 달라졌던 것을 생각해보면, 작년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올해의 면접 방식이 반갑게(?)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주요 공지를 짚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면접비중은 국, 영, 수 각 10점씩 30점이며, 문항 수도 12문항으로 작년과 동일하다.
2. 범위는 6학년 2학기 9월말까지의 통상범위(1/4 정도) 까지이다.
3. 면접은 서면으로 진행되며, 응시시간이 15분이다.
1. 면접비중은 국, 영, 수 각 10점씩 30점이며, 문항 수도 12문항으로 작년과 동일하다.
서면면접으로 전환되며 기존의 13문항에서 12문항으로 변경된 기조를 계속 유지하고자 하시네요.
문항의 숫자는 줄어들었어도, 문항 지문의 길이가 더 길어졌기 때문에 학생들이 체감하는 난이도는 비슷하거나 좀 더 높지 않을까 합니다.
2. 범위는 6학년 2학기 9월말까지의 통상범위(1/4 정도) 까지이다.
코로나가 막 시작했던 2021학년도 입시에서 이례적으로 6학년 1학기까지로 범위를 축소해 주셨었습니다. 역시 그 해가 이례적이었던 것이고, 그 이후에는 계속 6-2학기 9월말까지의 통상범위를 시험범위로 잡고 계시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힘을 실어서 학습해야 하는 부분은 6-1 과정입니다.
3. 면접은 서면으로 진행되며, 응시시간은15분이다.
4분동안 풀고 3분동안 답변했던, 스피드퀴즈를 연상케했던 과거의 국중 면접이 정말 옛날 옛적 이야기 같습니다.^^; 이제 15분의 넉넉한(?) 시험 시간을 제공해주시고, 학생들이 문제에 표시도 할 수 있게 해주셔서 보통의 시험 풍경과 비슷해졌어요. 작년에 시험시간이 늘어나면서 가장 눈에 띄게 변화한 것은 영어지문의 길이였습니다. 그렇지만, 교과서에 수록된 긴 지문을 꼼꼼히 읽는 연습을 했던 친구들에게는 어려울 것이 없었어요.
시험과는 별개로, 2023학년도 입학생부터는 2년동안 기숙사 입사가 제한된다는 소식도 함께 전해 들었습니다.
지방 학생들에게는 국중 진학을 고민하는 데 상당히 타격이 있을 만한 소식인 것 같아요. (하지만 개인적으로, 중학교 1학년이 낯 설고 물 설은 곳에 유학와서 부모님과 떨어져 기숙사에서 지내는 것이 그리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또한 성악 전공 학생들은 기악 전공 학생들과 별도의 청음시험을 본다는 것도 주목할 만한 일이네요.
올해부터 성악 전공 학생들도 청음을 준비해야 하게 되면서, 실기와 학과와 청음까지 이것저것 준비할 것이 참 많아졌는데, 조금이나마 그 부담이 덜하게 되는 반가운 소식입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무거운 책임감이 저와 출제팀의 어깨를 짓누릅니다!
그러나 그 부담감이 '거룩한 부담감'이자 '필요한 부담감'인 것을 알고, 올해도 저를 찾아준 고마운 학생들에게 마땅히 갈 길을 안내하고자 합니다.
입시선생을 시작한 이래로 가장 폭발적인 성장을 했던 한 해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 일을 시작한 이래 매 해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는 있었지만, 양적/질적 성장의 속도가 이렇게 빨랐던 적이 있나 싶은 시간이었습니다.
압축적인 한 해를 보내고 나니, 조금 더 향상되고 안정되어 있는 교육컨텐츠들이 구축되었고, 기악, 판소리, 민요, 정가, 무용까지 모든 전공에 제 제자가 입학하게 되는 값진 결과를 얻었습니다.
여러모로 의미 있고 재미 있었던 이번 한 해의 준비과정들을 찬찬히 들여다보며, 잘한 것과 아쉬운 것을 제 스스로 곱씹어보고 소화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 글을 씁니다.
1. 새로운 시도 - 실전모의고사
시작은, 성악반 아이들의 목마름을 외면할 수 없었던 선생의 오지랖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제자들이 개인레슨을 통해 입시를 준비하고 있는지라, '내가 어디쯤 위치하고 있는지'에 대해 확인받고 싶은 마음이 꽤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시험 당일과 최대한 비슷하게 시험을 치뤄보고, 실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실전모의고사'는 기악/성악을 막론하고 학생들에게 아주 유익한 경험이었고, 학부모님들에게도 길잡이 역할을 해 주는 좋은 시금석입니다.
여러모로 실전모의고사의 좋은 점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간 직접 할 엄두는 못 내고 저와 일면식도 없는 학교 앞 입시학원에서 시행하는 모의고사에 학생들을 보내 왔습니다. 그런데, 올해부터는 학원의 방침이 바뀌어 성악전공 학생들이 모의고사를 경험할 공간이 없어지게 되었고, 제 제자들의 다수를 차지하는 성악 전공 아이들이 꼭 필요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생들에게 진정성 있는 커멘트를 주실 판소리, 민요, 정가 선생님, Root Makers 시창청음 샘과 피아노 샘, 그리고 3인의 보조교사까지 모시고 모의고사를 진행했습니다. 모의고시 진행 후, 개별 피드백과 석차, 노래영상까지 정리하여 보내드리니 너무 좋아하시더라구요.
저의 학생들을 위해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외부의 학부모님들이 많이 응시해주시고, 좋은 경험이었다고 말씀해 주시고, 정성스러운 후기까지 작성해서 보내주셨어요.
내년도에는 시기를 더 다양하게 하여, 학생들이 잘못된 부분을 수정할 수 있는 기회를 조금 더 빨리 잡을 수 있도록 구성할 예정입니다. 몸은 고되고 여러 선생님들을 모아서 일을 진행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제 한 몸!! 기꺼이!! 불사르렵니다.
2. 새로운 시도 - 온라인 전공 Q&A 세션
성악이나 무용을 전공하는 친구들은 하지 않을 고민이 있으니 바로바로! '악기 배정'입니다.
국악중학교 입학시험이 청음과 가창으로 이루어져 있어 국악기를 전혀 접해보지 않은 친구들도 국악중학교에 입학하다 보니, 국악중 입시는 '악기 배정'이 완료되고 나서야 비로소 끝이 났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악기를 결정하는 것은 정말이지 평생을 좌우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고등학교, 대학교 진학 뿐 아니라 일생동안 악기와 함께 살아가게 될 텐데, 악기와 아이의 궁합이 너무너무 중요하지요. 이 중요한 일을 충분히 고민해 볼 시간이 너무 부족합니다.ㅠㅠ 합격발표 후 5일 내에 악기를 골라 지원해야 하기에 (학생의 선호에 따라 1지망~7지망까지 적어서 제출) '일단 합격 후 생각하자'했던 학부모들의 마음이 급해지기 시작합니다.
대대로 내려오는 국악집안이거나, 주변에 잘 아는 국악전공자가 있거나, 레슨 선생님께서 7가지의 악기에 대해 전공자 수준으로 충분히 설명해주실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모두가 그런 행운을 가진 것은 아니지요. 저 역시 국중, 국고를 졸업했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다른 전공을 소개하기에 역부족인 제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그. 래. 서!!
실력과 인성을 겸비하신, 검증된 선생님을 전공별로 모아 온라인 Q&A 세션을 마련했습니다. 1시간이라는 제약된 시간을 충분하게 사용하기 위해 선생님들의 약력을 미리 공유하고, 학부모들의 질문 목록을 먼저 받아 선생님들께서 충분히 고민된 답변을 주실 수 있도록 했습니다.
가장 많이 나왔던 질문은 아무래도 신체 조건과 관련된 질문이었어요. '체구가 작은데, 여자아이라 힘이 딸릴 것 같은데, 비염이 있는데, 교정을 했는데' 와 같은 질문들이 나왔고, 그에 대한 모든 선생님들의 답변은 '상관없다!' 였습니다.
오히려 악기를 선택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학생이 스스로 본인의 선호(현악기/관악기/타악기, 높은소리/낮은소리 등)를 잘 파악하는 것과, 그 악기를 정말 하고싶다는 '의지'라는 것에 모두가 공감하시고, 동의하셨어요.
이밖에도 정악, 산조, 창작곡과 같이 학교에서 배우는 음악의 장르와 악기 구입에 관련된 질문까지, 그야말로 생생한 정보를 성실히 답변해 주신 선생님들께 너무너무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학부모님들도 그 시간이 정말 유익했다 하시고, 아이들도 악기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어서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음악'에 대해 조금 더 진지하게 생각을 시작했다고 하니 넘넘 뿌듯합니다! 😊
입시선생 생활이 지속되면서, 제가 챙길 수 없는 부분이지만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영역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이번 해부터 성악반 아이들도 청음을 보기에, 성악반 아이들의 특성을 잘 이해하시고 청음준비과정을 도와주실 분과 함께 입시를 꾸려갈 수 있다면 좋겠다 싶었구요. (학생의 청음 선생님과 저와의 교류가 있으면 훨씬 더 입체적으로 아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런 마음을 갖던 중, 올해 들어 여러 네임드 청음선생님들과 교류를 하게 되었습니다. 저같은 애송이는 감히 비빌수도 없는 긴~~긴~~ 입시 경력을 가지신, 그야말로 국악중 입시판에서 모르는 사람 찾기가 더 힘들 그런 선생님들이시죠.
그 중 한 분과 함께 많은 얘기를 나누게 되었고, 아이들을 바라보는 관점이나 아이들이 입시를 통해 얻었으면 하는 자질들에 대한 철학이 비슷하다는 판단이 들었어요. 심지어 일을 처리하는 속도와 방법까지도 매우 비슷해서, 함께함으로 폭발적인 시너지가 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생겼습니다.
교육의 3주체인 학생, 학부모, 선생이 함께 자라가기를 소망하는 마음과, 음악 및 공부의 뿌리를 튼튼하게 내릴 수 있도록 안내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만든 Root Makers 로고입니다. 저희가 진심을 다해 아이들을 가르쳐서 뿌리가 튼튼한 멋진 예술인들을 양성하면, 우리의 제자들도 이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아름다운 선순환을 기대해 봅니다.
숨가쁘게 달려온 지난 1년이 주마등같이 흘러가네요. 여전히 추석특강, Zoom 수업 등은 진행되고 있고요, 내년 입시생들에게는 조금 달라진 커리큘럼으로 수업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