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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망의 마지막 인터뷰.. KDI School! 실은 이 학교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었는데, 생면부지의 나에게 항상 소중한 조언들을 던져주시고, 환경분야에서 멋진 커리어를 쌓고 계시는 GGGI의 김주헌 선생님께서 'Green ODA를 해보고 싶다면 KDI가 어떻겠냐고'하신 말씀에 지원을 준비하게 되었다. 훗날 이 학교의 가치를 알고 나서.. 그리고 또 개인적으로 입시를 치르던 때에 예배를 드리다가 이 학교를 생각하며 느낀 '뭉클함'(여기서는 다 얘기할 수도, 얘기하고 싶지도 않다)이 있었기에.. 점점 이 학교에 대한 마음이 커져간다. 이 역시 앞으로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미지수이나, 어찌되었든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훗날 입시를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이렇게 남긴다.

입학을 준비하면서, 입학설명회인 KDI open school에 가게 되었는데, 그만 늦잠을 자버림 + KDI 대학원이 아닌 연구소 건물로 택시를 타고 들어가버려서 초반부터 '아놔 꼬였구나' 싶었다. 그런데 입학설명회를 진행하시는 교수님의 인상이 너무나도 낯익어 구글링을 해보니 바로 KOSTA에서 뵌 분! 뭔가 굉장히 반가웠다. 후에 Q&A 세션도 모자라 끝까지 남아 식사도 못하시고 열정적으로 입학에 대해서 조언하시는 모습이 열정있어 보였고, 교직원분들과 교수님의 관계도 여느 학교와는 달리 참 소탈하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이후 입학원서를 내러 갈 때도 이 가족적인 분위기와 소탈한 인상을 받았다.

 이 학교는 100% 영어사용인 학교기 때문에, 면접과 SOP준비를 다 영어로 해야한다. 그리고 SOP도 다른 이에게 첨삭을 받으면 안되기 때문에 정말 공을 들여서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처음에 '영어 때문에 괜찮을까..?' 싶었지만, 이미 KAIST에서 영어면접을 본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므로 두 개를 한꺼번에 준비하면 시너지 효과도 나고 좋을 것 같아서 시작할 수 있었다.

SOP야 다 각자가 자기 이야기를 잘 풀어내면 되는 것이고.. 내가 나눌 것은 바로 면접 질문! 면접에 들어가기 전부터 학생들과 교직원분들이 농담도 하시고 모르는 것은 물어보라고 말씀하시며 지원자들의 마음을 참 편안하게 해 주셨다. 다른 학교와 달리 두 분의 교수님이 앉아계셨고, 'Please have a seat'이라는 말을 시작으로 인터뷰가 시작되었다.

 

1. 자기소개

이것에 대해서는 KAIST에서 했던 대로 대답했던 것 같다. 내가 어떻게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인도네시아에서 본 사람들의 일상을 통해 깨끗한 물과 깨끗한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음- 이제껏 도전정신 하나로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공부했던 것을 어필했다. 그냥 담담하게 내 이야기를 풀어나갔는데, 특별히 인도네시아 이야기를 할 때 그들의 drinking water color가 brownish해서 너무 놀랐다는 이야기를 하자 교수님들이 격하게 공감해주셔서 감사했다.

2. 특별히 생각하고 있는 전공은 있나?

물론 SOP에 상세히 기술하기는 했는데, 나는 Environment 에 관심이있다고 말씀드렸다.

3. University of Alaska에서 환경과 관련하여 배운 것이 있나?

역시 알라스카대학교에 대한 언급은 빠지지 않았다. Environment에 관심이 있다고 말씀드리자, 그럼 AK에 있는동안 관련 학과를 수강했던 경험이 있냐고 하시기에 내가 이수했던 Sustainable Energy in Occaupational Endorsement에 대해서 차근차근 말씀드렸다.

4. 특별히 가고싶은 기관이 있나?

KAIST에 이어 '졸업 후 가고싶은 기관'을 물어보셔서, GGGI라고 말씀드렸다. 그리고, 내 ultimate goal은 개발도상국을 위한 Green policy consultant라고도 말씀드렸다. Future career path에 대해서 좀 더 설명을 하고 싶었지만 교수님의 제스처에서 비치는 뉘앙스가 '이제 그만'이어서 적당히 끊었고 잘 한 것 같다.ㅎㅎ

5. 마지막 할 말은?

Last Comment가 있냐고 하시기에, 다 생각해 온 대답은 뒤로 하고 그냥 그 자리에서 지어서 얘기했다.

I know I might be less competent compared to other applicants, but please look at my inner potental for greener world. Thanks!

라고 하고 나왔다. 이 말을 하는 동안 교수님도 나도 빵 터졌고, 기분 좋게 고개를 끄덕여주시며 나를 보내주셨다.

 

P.S. KDI school에서 합격통보를 받았다. 가고싶던 학교였지만, 내가 원하는 길이 정책을 만드는 Generalist냐 혹은 환경분야의 specialist이냐를 놓고 진지하게 고민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고, 정말 매력적인 세 학교 중 서울대학교를 가기로 결정했다.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은 소망으로 덮고, 열심히 달릴 일만 남았다.

 

 

 

1. 자기소개와 지원동기를 말해보세요.

한 번에 이런 두 가지 질문을 툭 던지셔서 약 2분간은 혼자 주절주절 이야기 했던 것 같다. 물론 아이컨택 잊지 않았고, 정말 그동안 고민해왔던 것, 왜 녹색정책을 공부하고 싶은지를 잘 녹여서 이야기 한 것 같다. 처음에 교수님들께서 아래를 응시하시다가 무언가 동의가 되시는 부분이 있으신지 끄덕이기도 하시고 얼굴을 들어 날 쳐다보시기도 하시고 했던 것 같다.

2. 왜 국악을 하다가 그만두게 되었는가? 그리고 왜 법대로 진학하게 되었는가? 그렇다면 그 이후에 노래는 더 이상 부르지 않게 된 것인가? 정가와 판소리의 다른 점은 무엇인가?

물론, 이 경력 같은 경우는 나에게만 특별히 해당되는 일이기 때문에 사람마다 특이한 이력이 있으면 충분히 질문받을 수 있을 것 같다. 졸지에 '판소리는 민속악이구요, 정가는 정악입니다~ 선비들이 부르는 노래였지요' 이러면서 정가와 판소리의 다른 점에 대해 설명 했다.

아, 또 왜 법대로 진학하게 되었냐는 말에는 예술고를 갓 졸업한 시점에서 학과들에 대한 이해가 높지 않았고, 아빠가 법대로 가면 앞으로 길이 많다는 말에 선택했기 때문에 솔직하게 이 점을 말씀드렸다.

3. 왜 법학으로 가지 않고 정책을 생각하게 되었는가? 성적도 좋고, Recommendation letter를 보면 능력도 인정받은 것으로 보아 미국에서 로스쿨을 갈 수도 있었을 텐데. (Both SNU and KAIST)

이 부분에 대해서도 내가 느끼는 법과 정책의 차이점과, 어떠한 점에서 정책에 더 매력을 느끼게 되었는지 설명드렸다. 서울대에서도 이 질문이 동일하게 나온 것으로 보아 확실히 학부 전공과의 단절이 있을 시 왜 학과를 전환하려고 하는지에 대한 명료한 대답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한 듯 하다.  

4. future career path 에 대하여 말해보아라. 그렇다면 인도네시아어도 할 줄 아는가? 한 번 말해보아라.

내가 궁극적으로 지향하고 있는 직업에 대해서 이야기드렸다. 그리고 다소 당황했었는데, 인도네시아어를 말해보라고 하셔서 'What do you want me to say, sir?' 했더니 아무거나 하라그러셔서 진짜 아무거나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좀 아쉬웠던 점은, 이 상황에서 인도네시아어를 가르치고 있다든지, 한아세안센터에서 통역사로 일했다든지 하는 내 인도네시아 실력에 대해서 qualify하는 경력들을 mention했다면 더 좋을 뻔 했다는 것!  

5. 특별히 졸업 후에 가고 싶은 기관이 있는가? GGGI에서 인도네시아에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가?

나는 개발도상국을 위한 Green ODA분야에서 일하고 싶은 사람이고, 그렇기에 당연히 GGGI는 나의 Dream place!이다. 어느 기관을 염두에 두고 있냐고 물으셨을때, 나는 두말할 것도 없이 "GGGI"라고 대답했고, 교수님께서는 그럼 나중에 인도네시아로 파견되고 싶냐고 물으시면서 GGGI가 인도네시아에서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있냐고 물으셨다. 대답하려는 찰나, 왼쪽에 앉으신 교수님께서 '깔리만딴에 큰 프로젝트가 진행중'이라며 거들어 주셨다. (왠지 모를 안도감이 밀려왔다..ㅋㅋ)

6. 학부 때 교직이수도 하고.. 그동안 참 열심히 산 것 같다. 보아하니 중국도 갔다온 것 같은데 중국어는 얼마나 하는가? 한 번 해 보아라.  

교직이수 한 것을 알아주시다니! 그동안 생고생+개고생 하며 눈물콧물 흘리며 교직이수를 했던 피로가 말끔히 씻겨가는 기분이랄까. 데헷.ㅋㅋ 중국은 단기어학연수로 학교에서 갔다온 것이어서 정말 basic한 중국어 밖에 못한다고 말씀드렸는데, 해보라고 하셔서 자기소개 좀 하다가 '정책을 공부하고 싶어요'를 이야기 하다가..' 워 야오 슈에시 ........... 정책 이라는 말을 모르겠습니다' 했더니 웃으면서 됐다고 하셨다. ㅎㅎㅎㅎ

7. 알라스카에서는 어떤 공부를 했는가? 그 프로그램은 Full time program 인가? 성적표는 UAA로 되어 있는데, 왜 UAF에서 공부했는가?  (이 Process에 대해서 좀 상세하게 설명을 준비 할 필요가 있겠다.)

내가 이수했던 Sustainable Energy in Occupational Endorsement라는 프로그램에 대해 물으셨다. 일단 내 메인 캠퍼스가 UAA인데 그 프로그램을 이수한 학교는 UAF였기 때문에, 성적표가 따로 나왔고, 이것에 대해 의문을 가지셨다. (서울대도 그랬다.) 카이스트에서는 이것이 Full-time course인지도 물으시기에, 제 전공은 criminal justice였고 additional로 더 수업을 들어가며 이수한 것이라고 말씀드렸다. 그리고 어학연수가 아닌 '편입'을 했던 것을 궁금해 하셔서 '저는 개인적으로 ESL Class에서는 영어를 제대로 배울 수 없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미국애들이랑 직접 부딪혀가면서 영어를 배우고 싶어서 그냥 regular class를 들을 수 있는 편입이라는 방법을 선택했다'고 말씀드렸다. 교수님께서 용감하다고 칭찬해주셨다. 히힛.

8. 이렇게 gap year가 보이면서 다른 이들과 영어점수라든지 크게 차이 나지 않는 경우, 교수들은 아무래도 그 지원자를 favor하지 않게 된다. 그동안 아주 열심히 산 흔적이 많이 보이는데, 이러한 부분을 이력서에 잘 담아내는 스킬이 필요할 듯 하다.

마지막으로 참 감사한 코멘트. 교수님들 입장에서 열심히 일하면서 반차 써서 면접 보고 이런 사람들이 더 이뻐보인다고 하셨다. 그래서 내가 가진 경력을 잘 엮어 남들이 보기 좋게 드러낼 수 있는 스킬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일지니!

9. 합격하고 나면 여기 들어오기 전까지 무엇을 할 계획인가?

실은 합격하고 나서 인도네시아를 갈까, 하는 계획이 있었기에 그렇게 말씀드렸다. 나온 후에 이 부분에서 대해서 말씀을 잘 못드렸던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는데, 깔리만딴에 우리 교회 차원에서 LED lighting과 Driveway solar-powered lighting을 가져가서 나름대로의 green oda를 진행했던 것을 소개했다면 훨씬 더 큰 plus point가 되었을 것 같다. 아쉬웠음!

 

아직 합격한 것도 아니지만, 그저 내가 정보를 남겨놓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에게는 정말 단비같은 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정리해 남긴다. 모두를 위해 내가 받았던 귀한 정보들을 다시 흘려보내는 것이 당연하므로! :) 더불어 꼭 좋은 결과가 있기를 간절히 간절히 .. 기도한다..ㅎㅎ

 

 

 

P.S. 최종합격통보를 받았다. 이로써 3전3승으로 대학원 입시가 끝이 났다. 비록 다들 너무너무 좋은 학교라서 어디를 갈까 고민이 되었지만, 결국 서울대를 가기로 한 마당에 그저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안든다! 참, 카이스트에서는 전액장학제도 덕분에 실납입금이 0이라는 환상적인 숫자도 볼 수 있었다. :) 마치 대학에 처음 입학할 때, 나도 모르게 장학생에 선발되어서 4년 내리 학교를 공짜로 다닐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의 그 희열과 비슷했다.

 

 

사랑하는 H에게

2013. 11. 27. 14:57 | Posted by 기뉴등장

나에겐 이쁘고, 똑똑하고, 개념까지 있는 고딩 사촌동생이 있다. 이 동생은 이 못난 사촌언니를 '하늘같이'여기는 내 최고의 Fan이다. 어느날 이 예쁜 동생이 '고민이 있다'며 장래에 대한 진지한 생각들을 보내왔고, 비록 아직 별 것도(?) 아니지만 10년정도 먼저 산 사람으로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줬던 것 같다. 나름 고민해서 쓴 글이라 날려버리기 싫어서! ㅎㅎ

 사랑하는 H!!! 먼저 산골짜기에서 공부하느라 힘들텐데 이런 생산적이고 진취적인 고민을 하는 네가 정말 자랑스럽다 :) 누구 동생인지 참.. ㅎㅎ (읭?)

아쉽게도 한국이라는 무대가 우리가 원하는 진로를 탐색할 시간과 기회를 주기보다는 몰아붙여가는 것이 현실이긴 하지만, 어쨌든 이곳이 우리가 살아 갈 현실이니. 이곳에서 최선의 노력을 하는 것이 맞는 거겠지?

그런 의미에서 한 가지 조언을 하자면, 일단 '경험의 폭을 넓혀라' 라는 거야. 생각보다 세상에 다양한 직업과 일들이 많은데, 특정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 보지 않으면 그런 직업이 존재한다는 것도 모르고 죽을 수도 있거든. ㅎㅎ 그리고 너가 인식하고 있듯이 직업에 대해 알았다 하더라도, 실무에서는 전혀 다른 일들이 펼쳐질 수도 있는거지.

그런 의미에서 대외활동을 활발히 하는 것은 너의 경험의 폭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는 아주 좋은 액티비티가 될 수 있지! 요즘에는 너희 청소년들에게도 많은 기회가 주어지고 (예를들면 국가간청소년교류 같은) 있으니 먼저 정보를 캐치하는 사람이 이기는거야!

그리고 대학생이 되면 너가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훨씬 많은 기회들이 너를 기다리고 있으니 기대해도 좋아 :) 여러 경험들을 하면서 너가 하고 싶은 분야들의 오버랩되는 접점을 향해 Narrowing down시키는 것! 즉 너의 꿈을 좁혀 나가는 거지.

예를 들자면, 알다시피 언니는 인도네시아에 푹 빠져서 20대의 반을 보냈어. 그래서 내 꿈에는 인도네시아가 항상 있었어. 그리고 나는 회사에 가서 일하는 것보다는 국가나 세계를 위해서 일하는 공무원이 되고 싶었어. 그리고 내가 일함으로 인해서 많은 사람을 이롭게 하는 일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즉 내 꿈에는 세가지 키워드 = 인도네시아 + 공무원 + 홍익인간 이 있었고, 이것들을 충족시키며 내 자신을 convince하기에도 충분한 토픽인 '환경정책'을 공부하기로 다짐했어. 공부가 끝나면 인도네시아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국제기구 또는 우리나라 기관에서 일을 하고 싶어. H 너도 이런 식으로 내로잉 다운 시키는 것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믿길런지 모르겠지만, 지금 언니 친구들 중에도 자기가 뭘 하고 싶은지 모르는 시람들이 많아. 다 너 때와 대학생 때 치열하게 고민하지 않아서 그러는거야. 그런 의미에서 이런 치열하고 진지한 미래에 대한 고찰을 마다 않는 내 동생이 참 자랑스럽다!

좋은 대학에 가면 훨씬 많은 좋은 기회들이 있다는 것 꼭 기억하면서 공부하렴! 3년만 고생하면 훨씬 더 우세한 출발선에서 모든 게임을 시작하는거야 :)

화이팅!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