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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가 끝나고 한동안 입시의 여운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몸은 외국에 있는데 마음은 온통 입시철 어딘가를 헤매고 있어서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기까지 고생을 좀 했더랬습니다^^;

요즘 5학년 학부모님들께 심심치 않게 연락이 오는 터라 예비 입시생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는 글이 필요할 것 같아 오랫만에 글을 씁니다.

학생들을 가르칠 수록 선행학습보다 중요한 것이 '학습결손이 없는 것'임을 느낍니다. 현재 6학년이라면 1학년부터 지금까지 배운 모든 내용을 정확히 알고, 개념을 응용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는 것이죠.

많은 학원들이 선행을 위주로 '누구보다 빠르게' 더 많은 개념을 익히고 앞으로 치고 나가는 데 주력하는데 이게 왠 뚱딴지 같은 소리인가 하시겠지만, 국중 면접 시험이야말로 초등 전과정을 균형있게 익혔는지를 테스트하는 것이 목적이므로 학년을 앞지른 선행 학습 등은 하등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때문에, 학부모님들께서는 '내 아이가 이제껏 배운 내용들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는가?'에 더 집중하시고, 아이의 약한 부분을 메꾸기 위해 힘을 쏟으셔야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예비 6학년 친구들의 겨울방학은 참 소중한 시간입니다. 부모님들께서는 시중에 나와있는 5학년 전과목 단원평가 문제집과 영어 평가문제집을 구매하셔서 국영수 부분을 풀게 하시면 됩니다. (문제집을 추천드리자면, EBS 만점왕 시리즈를 권하고 싶어요. 문제들이 가장 깔끔합니다) 그 후 직접 채점을 도와주시면서 아이들의 약한 부분을 발견하시고,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개념과 문제풀이 연습을 시켜 주시면 되세요.

거듭 말씀드리지만, 그렇게 탄탄히 쌓은 기초 위에서 만나야 저와 함께 하는 시간의 효용이 극대화 될 수 있습니다. 학부모님들께서 저의 러닝메이트로 함께 뛰어 주시지 않으면 입시라는 레이스에서 승리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모든 것이 그렇듯 공부라는 게 절대적 시간을 요구하기 때문에 항시 붙어있을 수 없는 저로서는 학부모님들께 도움을 요청할 수 밖에 없고요.

이제 곧 2020년도에 접어드네요. 예비 국악중 후배들이 탄탄히 공부기초를 쌓고, 많은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겨울방학이 되기를 기도해봅니다. 지피지기 백전백승!

올해 입시도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명절도, 주말도 반납하고 입시에 매진하고 있는 친구들과 함께 달리며 저의 10대시절을 반성하게 됩니다. '이렇게 열심히 했더라면 아직도 국악 전공 하고 있을까?'라는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상상도 덤으로요. :) 

오늘은 학교에서 작년 예비소집 시 배포한 자료를 바탕으로 '학교가 알려주는 공식적 면접시험 응시요령'을 적어 보고자 합니다.


1. 면접용 질문은 총 13문항 입니다. 

입시요강에도 잘 설명되어 있듯, 국어 4문항, 수학 4문항, 영어 5문항으로 구성되어 있는 시험입니다. 

2. 면접실에 들어가기 전 대기실에서 4분 동안 문제를 미리 읽습니다. 배부 받은 A4용지에 답을 메모하고, 작성한 메모지를 들고 면접실에 들어갑니다. 

제자들의 경험에 의하면, 4분이 흐르는 동안 남은 시간을 알려주지 않습니다. 도우미 학생들(재학생들 중 입시 진행을 도와주는 학생)이 시간에 맞추어 칼같이 시험지를 덮어버린다고 하네요. 도우미 학생들이 옆에서 지켜보고 있기 때문에 컨닝 생각은 금물!!! 물론 바삐 푸느라 그럴 새도 없겠지만, 철통으로 시험부정과 시간관리를 맡아주는 도우미 학생들이 있으니 과정의 공정함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겠습니다. 

3. 문제지에 정답을 표기하지 않도록 주의하며 면접 종료 시까지 일체의 대화를 금합니다. 

문제를 풀면서 문제지에 줄을 긋는다거나 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는 입시생이 있다면 당장 멈춰주세요! ㅎㅎ 문제지에는 어떤 표기도 할 수 없기 때문에 문제를 눈으로만 읽는 습관을 꼭 꼭 들이셔야 합니다. 물론 배부된 A4용지에 계산 할 수 있는 공간은 충분히 있으니 걱정 마시구요 :) 

4. 면접실에서의 면접시간은 3분입니다. 

면접실에 한 명씩 들어가서 답을 하게 됩니다. 면접 장소에서도 문제지가 제공되기 때문에 혹시라도 4분간 풀지 못한 문제가 있다면 다시 문제를 보면서 해결할 기회가 있습니다. 

5. 모든 답변은 반드시 문제번호를 말한 뒤 답을 큰소리로 또박또박, 천천히, 명확하게 말합니다 (예: 1번 문제의 답은 ~입니다. 2번 문제의 답은 ~입니다) 

이건 아마 아이들과 연습해 보신 분들은 다 느끼실 수 있는 건데요, 아무래도 구술로 진행되는 것이다 보니 부정확하게 발음하면 채점자로서 굉장히 난감합니다. 저는 학생들에게 '제발 채점자를 고민에 빠뜨리지 말아다오!!' 라고 하면서 답을 명확하게 말할 것을 신신당부합니다. 

6. 아는 문제를 먼저 답하고 난 뒤 미처 풀지 못한 문제는 나중에 다시 답변합니다. 

보통 수학을 먼저 풀도록 하기 때문에, 들어가자마자 일단 수학 답부터 쫙 답하고 시작합니다. 괜히 순서대로 하겠다고 국어와 영어 풀다가 아는 문제까지 답할 기회를 놓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문제에 번호가 매겨져 있기 때문에 정확한 번호와 함께 답을 하면 그만입니다. 

7. 면접시간 3분이 경과했음을 알리는 종료음을 듣기 전까지는 답변을 완료했어도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습니다. 

저는 학생들에게 '집요하게' 검토하라는 말을 매우 자주 합니다. 특히 문제를 빨리 풀어낼 수 있어 시간이 남는 친구들에게는요. 문제가 요구하는 답이 하나인지 두 개인지, 단어를 읽는 것인지 스펠링을 말하는 것인지 등 정신없이 문제를 풀 땐 미처 보지 못했던 내용들을 남은 시간에 확인해야 합니다.

8. 주어진 3분 동안은 답변하지 못하고 건너 뛴 문제가 있어도 다시 돌아가 답변할 수 있습니다. 이 때도 반드시 문제 번호를 말한 뒤 답을 말합니다. 

건너 뛴 문제 뿐 아니라 이미 답한 문제여도 수정할 수 있는 기회가 바로 이 3분 안에 있습니다. '*번 문제 수정하겠습니다'라고 언급하고 다시 답을 이야기하면 됩니다. 

9. 면접관에게 필요 없는 질문을 하지 않습니다. (면접관은 수험생에게 시작과 종료를 알리기만 할 뿐 입니다) 

국중 선생님들께서도 사전에 많이 고민하셔서 혹시라도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는 문제는 출제하지 않으실 겁니다. 그러니 공연히 질문 등을 하거나 하는 튀는 행동 하지 않고, 주어진 시간에 충실하게 답변하고 마무리 하길 바랍니다 :)

 

왕도가 없는 공부

2019. 7. 23. 18:48 | Posted by 기뉴등장
어느덧 7월도 중반 문턱을 넘어섰네요. 여름방학의 달콤한 휴식을 포기하고 한창 입시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는 학생들이 대견하기만 합니다.

처음 만나서 본 (대부분 참담한) 모의고사 성적에 눈물 짓기도 하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던 꼬마들이 어느새 시험 환경에 익숙해져 가는 모습을 보면 덩달아 뿌듯하고요.

오늘은 사랑스러운 제자들이 성장해가는 과정에서 진부하지만 새로이 깨닫게 된 '공부엔 왕도가 없다'는 문장에 대해 가벼운 글을 써볼까 합니다.

일단 국악중을 지망하고 있는 학생들은 어떤 친구들일까요? 대부분은 끼도 많고, 학교에서 임원도 하고, 친구관계도 좋고, 학교 성적도 나쁘지 않은 그야말로 여러 면에서 'well-rounded'된 친구들입니다.

그러다, 이 반짝반짝 빛나는 대부분의 원석들이 아직 '시험형'으로 다듬어지지 않은 채 저를 만납니다.ㅎㅎ 처음 만남을 진행할 때, 저는 모의고사를 2회 보는데요, 보통 13개의 문제 중 3-4개 정도를 맞춥니다. 분명히 배웠던 내용이고, 내 머리속에 있는데 4분이라는 한정된 시간에서 그 지식을 빼내 쓰려니 역부족인거죠. 마음이 약한 친구들은 울기도 하고, 특히 어머니들께서는 충격도 받으시고 그러세요.

앞 포스팅에서도 얘기했지만, 결국 제가 해 줄 수 있는 부분은 그야말로 문제풀이 연습 뿐이지요. 모의고사 후 학부모님께 권하는 것은 동네 보습학원에 보내시거나, 과외를 하고 있다면 이러이러한 부분이 약하니 집중해서 봐달라고 한다거나, 혼자 해도 될 친구들은 문제집을 주당 1권씩 풀으라던가 하는 결국 학생들의 꾸준한 노력과 반복적인 학습을 강조하는 원론적인 말들 이랍니다.

그런데, 시작은 비슷했던 친구들이 만남을 거듭할수록 발전하는 속도나 질이 엄청 달라지는 걸 볼 수 있습니다. 특별한 비법이 있냐구요? 매일매일 꾸준히 문제집을 푼 것 밖에는 없어요. (물론 매일 피곤함을 무릅쓰고 함께 학습상황을 체크해 주시는 부모님의 노고가 가장 특별하구요)

공부 초반에 느껴졌던 지식의 구멍들이 메워지고, 문제들이 익숙하게 느껴지면서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문제를 풀어낼 수 있는 그 순간에 느끼는 희열의 주인공은 저도, 부모님도 아닌 학생 자신이예요. 아이들이 자신의 발전을 점수로 확인하고 수고한 부분에 대해 칭찬으로 격려받을 때 얼마나 충만한 기쁨을 느끼는지 모릅니다.

반대로, 학생은 천하태평이고 저와 학부모님만 몸이 달아서 어쩔 줄 모르겠는 친구도 간혹 있습니다. 시간이 거듭되도 실력은 제자리이고, 끌고 가는 저나 끌려 가는 학생이나 수업하는 두 시간이 지옥같아지는 것이지요.. (ㅠㅠ)

앞으로 딱 세 달 남았네요. 이 세 달이 13살이라는 짧은 인생에서 불꽃처럼 열정적으로 태웠던 아름다운 시간으로 남기를 기대하며 오늘도 아침저녁으로 친구들을 위해 기도해 봅니다.





이번 해에도 어김없이 입시설명회가 열렸습니다. 운동장을 가득 메우다 못해 더 이상 주차가 불가능할 정도로 꽉 찬 차들을 보니, 국악중학교 입시에 다들 관심이 참 많으시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오랫만에 학교 중정을 걷고 있으려니 옛날 생각도 나고, 이 곳에서 보낸 6년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더라구요. 벌써 20년쯤 된 시절이라는 게 슬프기도 하구요! ㅎㅎ

각설하고, 입시설명회를 듣고 난 뒤 (실은 매우 기본적인 이야기지만) 올해 면접에서 주의할 점들이 몇 가지 보여서 공유하고자 적어봅니다.

1. 6학년 2학기 범위 출제

많은 학생들이 입시가 가까워지면 학교도 빠지고 입시에 전념한다고 합니다. (입시학원들이 이렇게 시킨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지요..) 이러한 세태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막상 입시 직전까지 텐션을 올려서 정점을 찍었을 때 시험에 임하게 하려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겠거니 싶기도 해요.

그런데.. 많은 초등학교 선생님이 이 상황에 대해 목소리를 내셨나 봅니다. 6학년 2학기까지 성실하게 수업에 임한 친구들이 불이익을 얻지 않도록, 면접시험에 6학년 2학기 내용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여집니다.

2. 초등학교 전 범위 출제

실은 이 내용도 입시요강에 다 나와 있습니다. 초등학교 과정을 성실히 이수한 학생이 무리 없이 풀 수 있는 수준의 문제를 내겠다고 명시되어 있어요.

이 말인즉슨, 6학년 내용을 중심으로 하되 5학년 내용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소리입니다. 실제로 작년 면접 문제 중 5학년 내용도 있었습니다.

3. 문제를 꼼꼼히 확인하기

선생님께서 받으신 질문 중 영어 시험과 관련해서 '스펠링을 말해야 하나요, 그냥 발음만 하면 되나요?' 라는 질문이 많았다고 합니다. 이것도 역시 <문제가 지시하는 대로>라는 단순한 진리가 핵심입니다.

문제가 '스펠링을 얘기하시오'라고 하면 한 글자씩 또박또박 얘기 하는 것이고, 그냥 '답하시오'하면 소리 나는 대로 읽어서 발음하면 그만이지요.

역시 모든 어려움을 초월하는 것은 탄탄한 기본기와 시험이라는 긴장상황에서도 그것이 흔들리지 않게끔 하는 꾸준한 훈련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악기도, 공부도 왕도는 없으니 남은 5개월 열심히 달려야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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